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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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사상 첫 '2400 고지'를 밟은 국내 증시가 2분기(4~6월) 실적 시즌에 들어갔다. 하지만 하반기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주식투자자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KOSPI)는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 29일에는 장중(2402.80) 및 종가(2395.66)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쓰기도 했다.

대신증권은 그러나 3분기(7~9월) 조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밴드 하단(21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정보기술(IT), 운송, 필수소비재 등 실적주(株) 위주로 매매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주문했다.

이 증권사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반기의 시작이지만 금융시장의 여건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면서 "그간 글로벌 경제를 이끌었던 미국 경제가 확연히 부진을 보이며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부담을 자극하는 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물가가 예상한 만큼 반등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2017년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6월 중순 이후 뚜렷해지고 있는 이익 전망치의 하향은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국내 증시 역시 상반기 상승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경민 증시전략 담당 연구원은 무엇보다 유가하락이 코스피를 아래로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기가 기대보다 부진하고, 유럽 및 신흥국의 경제지표가 더 강한 개선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가 유가하락 탓이란 설명이다.

그는 "저유가 환경이 글로벌 물가 상승률 둔화와 함께 수요 회복세가 미진한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는 국내 수출에도 부담 요인인데 상반기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15.8%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 신흥국의 수출 개선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하반기 유가하락으로 인해 신흥국의 수요 회복세가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출증가율이 높은 신흥국 대부분이 유가에 민감하고 유가 관련 산업 비중이 높은 나라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2분기 실적시즌이 높아진 실적 기대감을 실적 기대감을 충족, 하반기에도 코스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팽팽하다.

한대훈 SK증권 시황 담당 연구원은 "강세장에서 맞이하는 2분기 실적시즌은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재확인시켜 줄 것"이라며 "미국과 달리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도 없기 때문에 주도주인 IT 외에 내수 업종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오는 7일 발표될 예정인데 분기 사상 최고치(약 13조3000억원)를 달성할 것이라는 게 SK증권의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만족시키면서 하반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를 넘어서 3·4분기 역시 코스피 기업들의 실적은 '퀀텀점프'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 연구원도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증시와 일정 수준 동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2분기 실적시즌 결과가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면 증시는 다시 한번 레벨업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