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의 반(反)중국 움직임을 향해 “국가 주권과 중앙 권력에 도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홍콩의 중국 반환 20주년인 지난 1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취임 및 홍콩 정부 출범식에서 “국가 주권 안전에 대한 어떤 위해나 중앙 권력 및 홍콩 기본법의 권위에 대한 도전, 홍콩을 이용한 중국 본토의 침투 및 파괴는 모두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장 밖에서는 시위대가 홍콩의 직선제와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 석방 등을 요구하며 노란 우산을 쓰고 3㎞가량 행진했다. 이들은 “우리는 홍콩 독립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 규모는 주최 측 추산 6만여 명, 경찰 추산 1만4500명 수준이었다. 홍콩 전체 인구는 약 730만 명이다.

20년 전 홍콩을 중국에 돌려준 영국은 당초 약속인 ‘일국양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홍콩반환협정(영국·중국 공동선언)에 따라 2047년까지 홍콩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방어하겠다는 성명을 내놨다. 그는 “높은 수준의 자치권과 법치가 보장되는 것이 홍콩의 지속적 발전에 핵심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영·중 공동선언이) 더 이상 아무 현실적 의미가 없는 역사적 문서”라고 반박했다. 그는 “홍콩의 성공은 지난 20년간 증명돼 온 것으로 외부인이 그에 대해 부정확한 발언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시 주석이 서구 의견에 귀를 기울여 민주주의와 시민권에 대한 선물을 주는 대신 누가 홍콩의 보스인지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며 “영국과 같은 힘이 덜 센 나라들은 협박하거나 무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