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은 각자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친환경차의 일종인 하이브리드카 부문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습이다. 도요타의 친환경차 성장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꾸준히 중심축 역할을 하는 모델이 있다. 중형 세단인 캠리가 그 주인공이다.

캠리는 도요타의 최고 베스트셀링카다. 1982년 출시된 이후 세계 자동차업계의 각축장인 미국 시장에서 15년 연속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국내 시장에선 2009년부터 본격 판매가 시작됐다. 현재는 한 차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한 7세대 캠리가 팔리고 있다. 2.5L 가솔린 모델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하이브리드 등 두 종류가 있다. 가솔린 모델은 최고 출력 181마력과 최대 토크 23.6㎏·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L당 10.6㎞로 중형 세단으로서 소비자들이 바라는 요인을 두루 충족하는 것이 장점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국내 판매량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2431대가 팔렸다. 2015년(752대)과 비교하면 223.2% 급등했다. 올 들어서는 5월 말까지 1003대를 판매하는 등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주행 편의를 제공하는 첨단 기술과 높은 연비는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이다. 주행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휠(운전대)을 보조하는 EPS(전자식 파워 스티어링)는 안정적인 운전을 돕는다.

이와 함께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차체 중량과 강성(비틀림을 견디는 힘)을 모두 잡아냈다. 복합 연비는 L당 15.4㎞다. 이뿐 아니라 동급 최초로 10개의 에어백과 경추(목뼈) 손상 방지용 시트 등으로 안전성까지 확보했다.

최근 캠리와 캠리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끄는 데는 이전 모델보다 확 바뀐 디자인도 한몫하고 있다고 한국도요타는 분석했다. 도요타는 캠리의 변화를 위해 2000여 개가 넘는 부품을 재설계한 바 있다.

현재 팔리는 캠리는 대형 세단 아발론과 같은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날렵한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와 캐릭터 라인(자동차의 차체 옆면 중간 부분에 수평으로 그은 선)은 강렬하고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새 얼굴로 무장한 캠리는 기존 ‘아저씨가 타는 차’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매자의 연령층도 점점 젊어지는 등 디자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