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이 생산한 K9 자주포가 목표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화테크윈  제공
한화테크윈이 생산한 K9 자주포가 목표물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화테크윈 제공
한화테크윈은 전차를 포함한 K9 자주포로 수출 전선을 뚫고 있다.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2014년 폴란드에 공급한 데 이어 올 들어 핀란드와 인도에서 수출 승전고를 울리고 있다. 올해 40주년을 맞아 자주포뿐 아니라 장갑차와 항공기 엔진 등을 글로벌 대표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출 전선 넓히는 K9 자주포

K9 자주포가 한화테크윈의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한화테크윈은 K55 자주포를 통해 생산 노하우를 축적, 1998년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K9을 개발했다. 최대 사정거리는 40㎞이며 최고 시속은 67㎞다. 정지 상태에서 30초, 움직이면서 60초 내 표적사격을 할 수 있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간 내 사격할 수 있다는 성능이 알려지면서 터키와 폴란드, 핀란드, 인도에서 주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K9 자주포를 폴란드에 120문, 핀란드에 48문, 인도에 100문 수출한다. 유럽 선진국인 핀란드가 K9 자주포를 선택했다는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9 자주포가 동급 미국 M109A6 팰러딘, 영국 AS90 브레이브 하트 대비 우수한 성능과 강한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며 “당대 최고 자주포로 평가받는 독일의 PzH2000 대비 높은 가격경쟁력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한화테크윈은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아시아, 중동 등에도 K9 자주포 수출을 추진 중이다.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를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장갑차도 이 회사의 간판 상품 중 하나다. 한화테크윈은 분당 10발 이상의 탄약 이송 능력을 갖춘 K10 탄약운반장갑차를 개발해 K9 자주포와 패키지로 공급하고 있다.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탄약을 싣고 K9 자주포에 보급하는 자동화 로봇형 장비다. 세계 최초로 완전 자동화 제어 시스템을 적용했다.

◆항공 엔진과 전자장비로 영역 확대

한화테크윈은 전투기 엔진과 헬기 엔진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 제작 기업이기도 하다. 작년까지 8000대 이상의 엔진을 누적 생산했다. 한화테크윈은 1979년 가스터빈 엔진 사업을 시작해 1980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손잡고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다. 1986년엔 KF-16 전투기의 최종 조립 업체로 선정됐다.

한화테크윈은 F-15K 전투기와 T-50 고등훈련기 같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형 헬리콥터인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도 생산했다. 2016년엔 롤스로이스와 GE로부터 각각 36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 부품 공급 계약을 따냈다. P&W의 싱가포르 생산법인 지분 30%를 인수해 40~50년간 100억달러(약 11조2000억원) 이상의 항공기 엔진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권한도 획득했다.

한화테크윈은 1977년 설립돼 카메라와 항공기 엔진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에너지장비, 반도체 조립장비, 자주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엔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 다변화하며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2016년 4월 한화디펜스(옛 두산DST)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한화시스템의 프랑스 탈레스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한화테크윈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영역을 전자장비와 발사대 체계, 항법장치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뒤 한화그룹의 다른 방산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