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SK하이닉스, 사상 최고가 행진…"업황 호조 지속"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호실적 전망을 딛고 6만원선을 뛰어넘은 후에도 꾸준히 고점을 높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 호조를 고려하면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6일 오후 1시55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500원(4.13%) 오른 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6만3200원까지 뛰어 재차 사상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5만원의 벽을 깬 데 이어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6만원을 찍었다. 최근 한달간 10.6%(16일 종가 기준) 뛴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질주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136원(2003년 3월26일)까지 밀린 '동전주' 시절을 뒤로 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반도체 업황 호조를 바탕으로 한 올해와 내년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적 핵심지표에 해당되는 D램 메모리 등의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투자심리에 불이 붙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6조7457억원, 2조87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1.17%, 534.07% 급증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D램 메모리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의 경우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가 늘어나 중국 모바일 수요 약화를 상쇄할 것이란 진단이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웨이퍼 수급 부족과 미세공정 수율 부진으로 공급이 제한되는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는 국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은 증가한다"며 "글로벌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capex) 비중은 6.5%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종전 7만2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흥국증권은 6만4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33% 증가한 15조7000억원, 7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D램 메모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주요 고객에게 공급돼 그동안 시장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한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모두 10%씩 늘어난 31조5000억원, 14조원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박 연구원은 관측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주와 비교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돋보이는 점도 매력포인트로 꼽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영업이익과 시총을 비교하면 SK하이닉스가 가장 저평가 받고 있다"며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72단 3차원(3D) 낸드플래시가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하면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오는 21일로 다가왔지만 산업 경쟁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미국·일본 컨소시엄(미·일 연합)'에 합류, 인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인수의 주인공이 미국업체이건 '미·일 연합', 또는 '한·미·일' 연합이 될지 아직도 미지수"라며 "누가 주인이 되든 간에 급격한 투자 증가와 공급 증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