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격 인상을 촉발했다는 논란을 빚은 BBQ치킨이 가격 인상을 전격 철회하기로 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본사의 가맹점 광고비 갹출과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것에도 압박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BBQ는 16일 긴급회의를 열어 최근 올린 30개 치킨 제품 가격을 모두 원래대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BBQ는 지난달 초 ‘황금올리브치킨’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올리는 등 10가지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데 이어 한 달 만인 지난 5일 나머지 20여 개 품목 가격도 추가로 올려 ‘기습 인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달 말부터 가격을 인상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교촌오리지날(1만5000원)을 비롯한 전 메뉴의 가격은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교촌은 올 하반기 계획된 광고비용의 30%를 줄이고, 내년에는 기존 연간 광고비에서 최대 50%까지 절감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가맹점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해 가격 인상을 백지화했다”고 설명했다.

2위 업체인 bhc치킨은 일시적 가격 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주력 메뉴인 ‘뿌링클’과 ‘프라이드’, ‘간장골드’를 1000~1500원 할인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뿌링클은 1만7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프라이드는 1만5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간장골드는 1만60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가격이 낮아진다. 가격 인하는 16일부터 한 달 동안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할인금액은 100% 본사가 부담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장기화되면 할인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또봉이통닭이 한시적 가격 인하를 발표한 것이 이들 선두업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