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언제 어디서든 불러주세요"…친구가 된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2017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언제 어디서든 불러주세요"…친구가 된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 인공지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다. 인공지능 때문에 앞으로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많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한 KT의 기가지니(GiGA Genie) 광고는 보통명사인 인공지능 TV를 고유명사로 만들어버렸다. 작명이 그 비결이다. 기가지니는 KT의 융합솔루션 브랜드인 기가(GiGA)와 램프의 요정 지니(Genie)를 결합한 이름이다. 지니가 나오는 순간 소비자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31번째 장편만화영화 ‘알라딘’을 떠올렸으리라. 알리딘의 요술램프에서 요정인 지니가 등장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됐듯이, 브랜드 이름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2017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언제 어디서든 불러주세요"…친구가 된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광고가 시작되면 모델이 “지니야 음악 좀 틀어줘!”라고 부탁한다. 곧이어 “파티에 음악이 빠질 수 없죠”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는가 싶더니 바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파티를 위해 모인 친구 여섯 명은 “와~ 사운드 좋은데”라며 동시에 감탄한다. 누군가 “근데 좀 어둡지 않아?”라며 “지니야 조명 켜줘!”라고 부탁하자 바로 불이 켜진다. 친구들은 감탄사로 환호한다. 친구들이 다시 “성희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 영상통화 하자”고 한 뒤, 모델이 다시 “지니야, 성희한테 영상통화”라고 말하니까 곧바로 멀리 있는 친구가 “안녕”하며 등장한다. 알아서 척척 해주는 것이 인공지능 TV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하는 순간, “콘텐츠 추천부터 길 안내까지. 처음 만나는 인공지능 TV. 기가지니 KT”라는 말로 광고가 끝난다. 이 광고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지니를 마치 사람처럼 묘사하는 의인법(擬人法)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의인법이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거나 사람에 비유하는 수사법이다. 의인법은 문학에서처럼 광고에서도 상품에 인격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된다. 카피를 통한 언어적 표현은 물론, 시각적으로 의인화해 상품이 인격을 지닌 사람이라는 듯이 표현하기도 한다. 의인법 유형에는 상품을 사람으로 표현하기, 상품과 관련된 사물을 사람으로 표현하기, 사물이 스스로 말하기 등 세 가지가 있다. 이 광고에서는 기가지니TV를 사람처럼 표현했다. 그렇게 해서 심리적 거리감을 없애고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했다.

둘째, TV를 ‘지니야!’라고 부르는 돈호법(頓呼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돈호법이란 어떤 대상의 이름을 호명함으로써 주의를 환기시키는 수사법이다. 어떤 대상을 구체적으로 지칭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 메시지에 호감을 갖도록 한다. 호명 대상은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관계없이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해당된다. 이 광고에서는 인공지능 TV를 마치 사람을 부르듯이 친근한 어투로 부르는 형태를 취했다. 돈호법은 대상의 이름을 호명한다는 점에서 때때로 의인법과 혼동될 수 있으나 반드시 사물을 의인화시켜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17 상반기 고객감동 방송광고] "언제 어디서든 불러주세요"…친구가 된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셋째, 인공지능 TV 특성을 일상의 장면 속에서 쉽게 표현했다. 기가지니는 IPTV에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한 인공지능 기기다. TV 및 음악 감상·일정 관리·교통 안내·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등 음성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 사실 인공지능의 딥 러닝(deep learning)이나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같은 개념은 상당히 어렵다. 그런데도 리모컨과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말로 통하는 인공지능 TV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텔레비전이 홈 비서 기능까지 수행한다는 소비자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상의 세 가지 이유로 이 광고는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해 주인의 명령을 완수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처럼, 이번에는 KT의 기가지니가 집안의 똑똑한 비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마치 알라딘의 유명한 OST인 ‘A Whole New World’에서처럼 기가지니로 인해 정말로 모든 게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같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