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착용형 기기) 장비 전문가인 최용진 단국대 응용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올 들어 산학협력으로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웨어러블씽킹센터장을 맡고 있는 그는 창업전문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가 몸담았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만 세 곳이나 된다. 웨어러블 스타트업인 네오펙트의 창업 멤버로 일하다가 2015년 단국대에 영입됐다.

최 교수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을 집중 연구해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개 건설현장이나 경찰, 소방관 등 위험에 노출된 직장인을 위한 웨어러블을 만든다. 라이선싱을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고 경우에 따라 기업과 공동 개발하기도 한다. 사물인터넷(IoT) 훌라후프를 개발 중인 기업이 디자인 기술만 갖고 있다면 최 교수팀이 칩을 설계해주는 식이다.

최 교수팀에선 기업과 공동 연구를 하다가 취직하는 일도 잦다. 최근 경찰청 산하 치안정책연구소에서 영상기반 웨어러블 기술을 갖고 있는 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대학원생 한 명을 보내기도 했다. 수업도 기업에서 필요한 웨어러블 트렌드에 맞는 과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아대에 2013년 영입된 최태원 기계공학과 교수는 대우버스에서만 30년간 일하고 공장장까지 지낸 버스 제조 전문가다. 지난해 국내외 14개 기업을 선정해 학생 42명과 함께 현장 실습을 나갔다. 기술력이 부족한 기업을 위해 기술지도 19건, 기업상담 15건을 했다. 그는 현장실습지원센터 소장 업무를 겸하고 있다.

최용진 교수와 최태원 교수는 모두 산학협력 중점 교수다. 산업체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가 중 채용된 교원으로 실무 적용 강의와 취업 연계 등 업무를 맡는다.

한국경제신문이 ‘2017 이공계 대학평가’를 통해 이공계 전임교원 대비 산학협력 중점교수 비율을 따져본 결과 단국대가 8.71%로 1위, 한국산업기술대가 6.44%로 2위를 차지했다. 경기대가 6.34%로 3위, 동아대가 5.94%로 4위다.

‘산학협력 및 기술실용화’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성균관대에서도 산업계 베테랑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성균관대에서는 31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김용석 전 삼성전자 상무가 2014년부터 산학협력 중점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의 합류를 계기로 생긴 소프트웨어플랫폼학과에서 직접 만든 이론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올초엔 삼성전자 개발자와 함께 ‘갤럭시S8’ 시제품을 분석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