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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통신비 딜레마…시장 아닌 '정부 실패'라는 것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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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비 인하 문제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발언이 어이가 없다.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통신3사의 독과점 구조로 인해 자발적 요금경쟁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해 나가는 게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료 폐지 공약 등이 시장경제에 어긋난다는 비판에 대해 ‘시장실패론’으로 대응하며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강변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문제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국정기획위가 지적하는 통신3사의 독과점 체제만 해도 그렇다. 시장이 아니라 ‘유효경쟁’이라는 통신정책이야말로 독과점을 고착화시킨 주범 아닌가. 통신사가 낙오자 없이 생존해야 한다는 유효경쟁 정책은 지배적 사업자는 규제하고 후발 사업자는 보호하는 온갖 ‘비대칭규제’를 양산했다. 요금인가제, 번호이동성 등 차별적 규제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그나마 사업자들이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인 번호이동성, 보조금마저 정부는 과열 운운하며 규제할 정도였다.

    제4통신사 진입의 가장 큰 장애물도 다름 아니라 정부였다. 시장에서 경쟁하다 보면 망하는 사업자도 나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부는 망하지 않을 사업자여야 한다며 자금력 등을 잣대로 진입 희망자를 모두 탈락시켰다. 정부가 경쟁 활성화 성과로 내세우는, 알뜰폰 사업자만 해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망(網)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정부 지원 없이는 언제 무너질지 모를 사상누각이 따로 없다.

    통신비 문제는 사업자의 자발적 경쟁을 억제한 정부 탓이 크다고 해야 맞다. 시장이 아니라 ‘정부 실패’다. 그런데도 국정기획위는 시장을 파탄낼지 모를 원가 공개를 압박하는 시민단체를 업고 시장 탓으로만 몰고가니 답이 나올 리 없다. 정부 실패를 교정할 길은 한 가지밖에 없다. 경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요금, 번호이동성, 보조금과 관련한 경쟁 제한 규제를 철폐하고, 신규 진입자도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 공약 자체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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