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당진 전기로 설비 매각
동부제철이 충남 당진의 전기로 설비를 1200억원에 이란 중견기업에 매각했다. 채권단 관리(워크아웃) 중인 동부제철은 자구노력 차원에서 국내 1위 건자재용 컬러강판 공장인 동부인천스틸도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은 지난달 이란 중견기업을 당진 전기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1200억원가량으로 이달 중순 본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자구노력 차원에서 작년 초부터 매각을 추진한 동부제철은 1년 반 만에 성사를 앞두게 됐다. 일각에선 당초 3000억~4000억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 설비가 ‘헐값’에 매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세계 철강업계 공급 과잉으로 100억~200억원가량의 고철값밖에 받지 못할 수도 있던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진 전기로 설비는 동부제철뿐만 아니라 보험, 반도체, 건설 등 계열사를 거느리던 동부그룹을 위기에 빠뜨린 ‘부실의 원흉’이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철스크랩을 녹여 철강재를 만드는 전기로에서도 용광로 쇳물로 생산하는 것과 같은 품질을 구현해내겠다”며 1조2000억원을 이 설비에 투자했다. 하지만 중국발(發) 철강 공급 과잉으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선두업체들이 설비 감축에 들어가면서 동부제철도 위기를 맞았다. 2015년 1월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김 회장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었고 그해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동부제철은 알짜자산인 컬러강판 공장 ‘동부인천스틸’도 조만간 매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인천스틸은 컬러강판 시장에서 연간 생산량 40만~45만t으로 70만~80만t인 동국제강에 이어 국내 2위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