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달만에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조류에 치명적인 고병원성 H5N8 AI로 확인되면서다.

정부는 6일 0시부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농식품부,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 환경부 등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정해진 것이다.

가금류 종사자 및 차량 일제소독을 위해 7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시이동 중지 명령을 발동한다.

정부는 중앙점검반을 편성해 농가 및 계열사 이행 실태를 점검한다. 위반 시 '가축전염병예방법' 제57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위기경보가 4단계 중 가장 최고 수위로 격상됨에 따라 농식품부의 'AI 방역대책본부'가 범정부적 'AI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된다.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안전 대책본부'가 설치된다.

이에 방역 조치도 대폭 강화된다. 오는 7일부터 전국 가금농가에 대해 주 1회 일제소독을 실시한다.

소규모 농가 등 취약농가는 농협 공동방제단을 활용해 집중 소독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도축장과 사료 공장 등 축산 관련 시설 등의 잠정적인 폐쇄 조치도 시행된다.

농식품부는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한 만큼 가금농가 농장주들은 소독·예찰과 출입통제를 강화하면서, 사육하는 닭, 오리 등 가금에서 AI 의심 증상, 폐사율 증가 등이 보이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AI 양성반응이 확인된 농가는 울산 군산 제주 양산 부산 파주 등 6개 시·군 8개 농가다.

해당 농가들은 군산 농장에서 유통한 'AI 오골계'를 직접 사들이거나 중간유통상, 재래시장 등을 통해 구매했다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산 농장에서 오골계 6900마리 중 3600마리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 경로가 확인된 지역은 제주, 경남 양산·진주, 경기 파주, 부산 기장, 충남 서천, 전북 군산·전주, 울산 등 7개 시·도, 9개 시·군이다.

이 중 제주(100마리), 파주(35마리), 양산(331마리) 등 지역 내에서 재판매된 오골계 가운데 626마리는 최종 소비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양산의 경우 재판매 농장은 AI 음성 판정이 나왔고, 다른 지역의 물량 역시 전문사육농장보다는 식당 또는 자가소비형 등으로 주로 공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역학 관계가 확인된 전체 18농가 3만1913마리는 AI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살처분됐다.

하지만 군산 농장에서 판매되거나 폐사한 오골계 등을 제외한 160마리는 아예 최초 유통 경로 자체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다른 지역에서도 AI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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