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 사노피 차장 "영업의 힘은 주량이 아니라 발품에서 탄생하죠"
“많은 사람이 제약사 영업사원이라고 하면 일단 접대 술자리와 리베이트부터 떠올려요. 그런데 사실 영업의 성패는 그런 것으로 결정되지 않아요. 의사 한 명당 최소 열 번은 찾아가서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해요. 하루에 10~12명의 의사를 만납니다. 약의 효능과 부작용, 연관 합병증 등에 대해 의사와 직접 대화가 가능할 만큼 공부해야 하고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서 광주·호남지역 영업을 맡고 있는 박영 차장(38·사진)은 최근 서울 반포동 사무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노피 프랑스 본사에서 세계 110개국 영업사원 중 최고의 영업왕을 선정하는 '챔피언스 포 커스터머즈'에서 한국 대표로 상을 받았다.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지역 영업에서 사내 영업왕으로 뽑힌 것은 그가 처음이다.

박 차장은 체대 출신이다. 중학생 때부터 유도를 했고, 조선대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체육인의 길을 계속 가는 대신 취직을 선택했다. 그는 명인제약을 거쳐 2010년 사노피에 입사했다. “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체육 쪽은 취직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기업에서 체대 출신을 뽑는 분야는 영업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영업직에 지원했고, 운 좋게 일자리를 얻었죠. 처음엔 ‘체대 출신 주제에 무슨 제약사 직원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박 차장은 “사노피에 처음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상상을 초월한 체계적이고 어려운 사내교육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근하고 나서 최소 여섯 시간 정도 매일 공부했다”며 “단순히 약만 파는 게 아니라 약과 관련한 질병과 합병증 등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익혀야 해 진땀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길러진 전문성이 그를 영업왕의 길로 이끌었다.

“의사들은 시간이 없잖아요. 그러니 해당 병원에서 처방상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그와 관련한 설명을 직접 해줘야 해요. 괜한 사탕발림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죠.”

그는 지난달부터 사노피 아벤티스 한국지사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사노피 한국지사 영업사원은 180여 명이다. 그는 “영업하는 정성으로 이 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