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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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30일 유럽 현지를 떠나 이튿날인 31일 한국에 강제송환된다. 검찰은 정씨가 입국하는대로 즉시 체포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2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정씨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30일 오후 4시25분께 출발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31일 오후 3시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정유라에 대해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30일 오후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쳐 31일 오후 3시 5분경 인천공항으로 강제송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덴마크 사법당국과의 공조 아래 신속하게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 당국에 따르면 법무부·검찰 관계자 5명이 정씨 강제송환을 위해 이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부터 덴마크에서 구금 생활을 해온 정씨는 지난주 덴마크 검찰과 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 재판을 포기해 국내 송환이 확정됐다. 덴마크 현지 법규상 범죄인의 자국 인도가 확정되면 30일 이내에 송환해야 한다.

다만 최대한 빨리 정씨를 데려온다는 우리 사법당국의 방침에 따라 송환 시점이 1∼2주일 이내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거론돼왔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인 정씨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서울 서초동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검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삼성그룹의 부당 승마 훈련 지원, 최순실씨의 국·내외 불법 재산 등이 핵심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씨가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장기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인물인 만큼 '국정농단' 의혹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씨가 어떤 진술을 풀어놓느냐에 따라 검찰이 만지작거리는 국정농단 재수사 카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국정농단' 내부 고발자 가운데 하나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며 "최대의 핵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법정에서 줄곧 범행을 부인해온 최순실씨가 딸 송환 결정 이후 진술 태도 등에 변화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40년 지기' 박 전 대통령과 '혈육'인 딸 사이에서 심적으로 갈등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씨는 그동안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사익을 추구했다는 등의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딸 정씨가 이대 비리의 공모자로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의혹도 부인하는 입장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