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새 정부 5년간 국정 운영의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에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에 이용섭 전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 결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일자리위원회 관련 규정이 통과됐다”며 이 같은 내용의 인선을 발표했다.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직접 맡는다.

◆국정기획위 5개년 국정 로드맵 마련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
국정기획위는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기 위한 조직이다.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인수위원회 역할을 담당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국정과제 5개년 계획 로드맵으로 만드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국정기획위는 김진표 위원장 1명과 부위원장 3명, 30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된다. 부위원장은 당·정·청을 대표해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을 예정이다. 자문위원은 문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자문단 분과위원장 15명과 의원 10명, 청와대 수석 5명 등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처, 국책기관 등에서 50여 명의 지원단이 6개 분야별 분과위에 파견된다. 국정기획위 사무실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위는 6월 말을 1차 시한으로 국정 운영 로드맵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7월25일(최장 70일간)까지 활동기간을 꽉 채울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인수위 부위원장을 거쳐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겸 일자리위원장을 맡았다. 김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정권 10년간 보수화된 정부 관료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국정운영 철학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게 국정기획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비전과 철학은 한마디로 소득 주도 성장으로, 이 철학을 중심으로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관료들 10년간 보수화…새 국정철학 뼈저리게 느끼게 할 것"
◆문재인 대통령, 일자리 정책 직접 챙겨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일자리위원회는 고용창출 확대, 고용안전망 확충, 비정규직 감축 등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기획하고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일자리 유관 부처 장관과 국책연구소, 노사단체, 민간전문가, 비정규직 관련 단체 대표 등 당연직 15명과 민간위촉직 15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내각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대통령이 첫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18·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책통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의 선대위에서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아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 부위원장은 청와대 비서실의 정책특보를 겸임할 예정이다.

이 부위원장은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도 과거 생각”이라며 “공공부문 일자리가 늘면 그만큼 공공 서비스가 좋아지고 성장에도 좋은 역할을 미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입각설에 올랐던 두 사람의 내각 기용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위원장이 장관을 겸임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