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당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과 당 소속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고 대선 패배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 여부와 비상대책 위원회(비대위) 구성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앞서 10일 오후 "이번 선거결과의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에도 참패하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직책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출범의 사전 단계인 새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현재 원내대표가 추대를 받는 방식으로 임기를 연정해 비대위 구성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같은날 "700만 국민이 지지한 안철수 후보에게 사퇴하라고 하고,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 하고만 연정하겠다"고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본부장의 사과를 요청했다.

장 대변인은 "국민의당은 선거기간 중의 앙금을 씻고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데 이 분위기에 고춧가루를 확 뿌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과 협치를 말하면 송영길 본부장이 바로 뒤이어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영길 본부장의 기고만장한 모습 속에는 승자의 여유도 패장에 대한 배려도 찾을 수 없고 오직 갑질하는 졸부의 모습뿐"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대선 패배에 대해 "저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패배의 경험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 본부장은 11일 "안철수 전 후보께 사과 드리고 지지자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공개 사과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그 발언은 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에 인터뷰 한 것으로 '만약에 나라면 은퇴했을 것이다'라고 한 것이 좀 많이 나갔다"고 해명하며 "상처를 드려 죄송하고 안 전 후보가 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서 더 크게 성장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송영길 본부장은 국민의당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에게 "정계 은퇴를 해야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송 본부장은 "안 후보는 의원직도 사표를 냈고, (대선에서) 3등으로 졌는데 더는 정치를 할 명분도, 근거도 없다"며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연정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국회 과반수의 지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기에 민주당과 정의당, 국민의당의 연대 전략은 계속 관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