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효과?…출구조사 영·호남 '몰표' 줄어
9일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영·호남의 '몰표' 현상은 뚜렸하게 나타났다. 다만 지난 대선과 비교하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날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방송3사 출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떤 지역도 특정 후보에게 3분의 2 이상의 표를 몰아주지는 않았다.

지역구도 붕괴가 두드러진 곳은 보수층의 텃밭인 영남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북에서 51.6%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대구(44.3%)와 경남(39.1%)에선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도지사를 지낸 경남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34.9%)와의 격차는 4.2%P에 불과했다.

부산과 울산에선 오히려 문 후보가 각각 38.3%, 37.1%로 홍 후보를 앞섰다. 문 후보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도 32.4%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측돼 홍 후보(30.4%)를 앞섰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선 문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득표율이 60% 안팎으로 예측돼 이전 대선과 비교하면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북 65.0%, 전남 62.6%, 광주 59.8%로 나타났다.

문 후보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광주(91.97%), 전남(89.28%), 전북(86.25%)에서 90% 안팎의 표를 싹쓸이한 바 있다. 당시 문 후보와 경쟁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80.14%)·경북(80.82%)에서 5명 중 4명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대조를 이뤘다.

이번 선거에서 영·호남 지역주의가 대폭 완화된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호남과 보수층 표를 상당 부분 잠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는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30.8%)와 전남(29.0%)에서 30% 안팎을 득표해 문 후보와 독주를 어느 정도 견제했고, 영남의 모든 지역에서 15% 안팎을 기록해 홍 후보의 과반 득표를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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