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도 낙선 나름…'지는 방법'도 중요한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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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 따라 '차기 주자' 입지 굳힐 수도
[전형진 기자] 승자는 결정됐지만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다. 낙선 후보들로서는 개표 마감 상황이 중요해졌다. 최종 득표율에 따라 지지기반을 확인하고 차기 대권주자로 재부상 할 여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는 개표 1시간 40여분 만에 승자가 가려졌다. 지상파 방송3사의 당선인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개표가 9% 진행된 오후 10시 40분께 110만609표(득표율 37.5%)를 얻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문 후보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의결 직후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대선에서 ‘2중’으로 꼽혔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의 당선 확정 시점에 각각 득표율 28.9%, 21.1%를 기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4%)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5.5%)는 한자릿수에 그쳤다.
하지만 대권도전에 낙마한 후보들이 문 후보를 얼마나 따라잡은 채 선거를 마감하지는지도 정계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훼손되지 않고 다음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어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지난 여섯 차례의 대선을 보면 당선인과 득표율 한 자릿수 차이 접전을 벌였던 후보들은 모두 차기 대선에서도 유력 대선주자로 출마했다. 이 가운데 세 명의 후보는 ‘재수’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에 득표율 8.61%P(194만5157표) 차이로 밀려 낙선한 뒤 1992년 14대 대선에서 당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 14대 대선에서 각각 9.60%P(216만9363표), 8.14%P(193만6048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지만 1997년 15대 대선에서 당선되며 기나긴 정치 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역시 당선인과의 접전이 차기 대선까지 대세론을 유지한 동력이 된 경우다. 한나라당 후보였던 15대 대선에서 비록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밀렸지만 득표율 격차는 역대 최소인 1.53%P(39만557표)밖에 되지 않았다. 여세를 몰아 출마한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초접전(2.33%P·57만980표차)을 벌였고, 2007년 17대 대선에선 무소속임에도 득표율 15.07%을 기록했다.
사실상 당선을 확정한 문재인 후보 또한 지난 대선에선 ‘무서운 패자’였다. 역대 대선 낙선자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48.02%·1469만2632표)을 보였다. 정계 입문 첫해에 거둔 성과를 통해 당대표에 오르는 등 기반을 다졌고 박근혜정부 내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다만 현재로선 낙선 후보들의 거취를 예단하기 힘들다. 특히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홍 후보와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안 후보는 당분간 ‘야인’ 신분이 된다. 홍 후보는 대선 패배가 확정된 직후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면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안 후보 역시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가길 희망한다”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9일 실시된 제19대 대통령선거는 개표 1시간 40여분 만에 승자가 가려졌다. 지상파 방송3사의 당선인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개표가 9% 진행된 오후 10시 40분께 110만609표(득표율 37.5%)를 얻어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문 후보는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의결 직후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대선에서 ‘2중’으로 꼽혔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 후보의 당선 확정 시점에 각각 득표율 28.9%, 21.1%를 기록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4%)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5.5%)는 한자릿수에 그쳤다.
하지만 대권도전에 낙마한 후보들이 문 후보를 얼마나 따라잡은 채 선거를 마감하지는지도 정계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훼손되지 않고 다음 대선에 다시 도전할 수 있어서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지난 여섯 차례의 대선을 보면 당선인과 득표율 한 자릿수 차이 접전을 벌였던 후보들은 모두 차기 대선에서도 유력 대선주자로 출마했다. 이 가운데 세 명의 후보는 ‘재수’ 끝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대통령에 득표율 8.61%P(194만5157표) 차이로 밀려 낙선한 뒤 1992년 14대 대선에서 당선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 14대 대선에서 각각 9.60%P(216만9363표), 8.14%P(193만6048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지만 1997년 15대 대선에서 당선되며 기나긴 정치 인생의 정점에 올랐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 역시 당선인과의 접전이 차기 대선까지 대세론을 유지한 동력이 된 경우다. 한나라당 후보였던 15대 대선에서 비록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밀렸지만 득표율 격차는 역대 최소인 1.53%P(39만557표)밖에 되지 않았다. 여세를 몰아 출마한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초접전(2.33%P·57만980표차)을 벌였고, 2007년 17대 대선에선 무소속임에도 득표율 15.07%을 기록했다.
사실상 당선을 확정한 문재인 후보 또한 지난 대선에선 ‘무서운 패자’였다. 역대 대선 낙선자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48.02%·1469만2632표)을 보였다. 정계 입문 첫해에 거둔 성과를 통해 당대표에 오르는 등 기반을 다졌고 박근혜정부 내내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다만 현재로선 낙선 후보들의 거취를 예단하기 힘들다. 특히 경남지사직을 사퇴한 홍 후보와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안 후보는 당분간 ‘야인’ 신분이 된다. 홍 후보는 대선 패배가 확정된 직후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면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안 후보 역시 국민의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가길 희망한다”며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