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4일 2241.24에 거래를 마치며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박스권(1850~2100)에 익숙해진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청개구리 투자’에 나선 것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지난달 19일 이후 10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내려가면 이익을 보는 리버스펀드를 1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상품별 순매수 금액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520억원), KODEX 인버스(505억원), TIGER200 선물인버스2X(150억원) 등이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 밑으로 내려가면 상승장에 베팅하는 인덱스 ETF, 레버리지 ETF 등을 샀다가 2100선에서 환매한 뒤 인버스 ETF를 매수하는 ‘박스권 플레이’를 이어왔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6일 2200선을 넘어서자 인덱스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인버스 ETF로 몰렸지만 지수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폭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이후 인버스 ETF의 손실률은 KODEX200 선물인버스2X(-10.5%), TIGER200 선물인버스2X(-10.5%), KODEX 인버스(-5.3%) 등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개선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뚜렷해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과거와 같은 박스권 플레이로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