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제작사 씨에이치수박은 다음달 23일부터 7월9일까지 중국 베이징 다윈극장(大院)에서 ‘빨래’ 중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연다고 4일 밝혔다. ‘빨래’의 해외 라이선스 공연은 2012년과 2015년 일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빨래’ 제작진은 앞서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 드라마틱 아트센터와 8월 상하이 이하이 극장, 베이징 티엔차오 극장에서 초청 공연을 열었다. 베이징에 이어 10월2일까지 중국 5개 도시, 6개 극장을 도는 투어 공연을 하려 했으나 그해 7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의 영향으로 중단됐다. 당시 씨에이치수박과 ‘빨래’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중국 클리어씨홀딩스는 현지에서 홍보 마케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 전문가인 유희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의 연출작들이 잇달아 취소되고 소프라노 조수미,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순수예술 분야의 중국 공연도 무산됐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 성사는 한국 공연계 전반에 번진 중국의 ‘사드 보복’이 약화되는 신호가 될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중국 라이선스 공연은 클리어씨홀딩스와 용마사가 함께 제작하는 공연으로 ‘빨래’ 연출가 추민주 씨가 총연출을 맡는다. 추씨 등 한국 제작진은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씨에이치수박 관계자는 “현지 오디션에서 보여준 중국 배우들의 열기는 완성도 높은 라이선스 공연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며 “한한령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한국 뮤지컬에 대한 중국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빨래’는 서울 달동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살이와 사랑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린다. ‘빨래’ 19차 프로덕션이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1관(11월26일까지)에서 공연 중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