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원 집단 탈당, 홍준표 지지 선언 … 14명에서 13명 된 이유는?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이 2일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으로 복당하고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전날 밤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의 전격 회동에 이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시 만나 최종 의견을 조율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창출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탈당 기자회견문을 통해 "보수 단일화를 통한 정권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안보가 위급하고 중차대한 때이며, 이런 상황에서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13명은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가나다순) 의원 등 비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당초 14명이 이날 탈당하려고 했으나 정운천 의원은 3일 후에 지구당에서 탈당을 선언하기로 했다.

이들은 탈당 이유에 대해 "저희는 유승민 후보에게 보수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고, 의원총회와 당 대표권한대행 면담 등을 통해 그동안 다수 의원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특히 어제는 공동선대위원장단이 유 후보를 만나 최종적으로 보수 단일화를 설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이들의 집단 탈당에 대해 기자들에게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을 같이 가고 싶었는데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분들의 심정도 제가 이해하고, 제가 부덕한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있었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5월 9일 국민의 선출(선택)을 받도록 하겠다"면서 독자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바른정당은 당초 33명에서 이미 탈당한 이은재 의원을 포함해 14명 의원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빠져나감으로써 19명으로 줄었으며, 이에 따라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상실했다.

정운천 의원까지 동참하면 바른정당은 18석으로 줄어든다.
바른정당 의원 집단 탈당, 홍준표 지지 선언 … 14명에서 13명 된 이유는?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행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다시 살아나고 안철수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진작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단일화 하지 그랬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후보 이기려면 반(反)문재인 후보단일화 하라는 얘기, 과장하지 않고 그동안 천 번은 들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했던 제가 표를 더 얻기 위해 단일화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경쟁하던 상대가 저를 향해 적폐연대라고 비난하고 있었을 때도 저는 묵묵히 그 약속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어려워도 국민께 거짓말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안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