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와 위창수가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취리히클래식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와 위창수가 28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취리히클래식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47·SK텔레콤)와 위창수(45)는 최근 ‘스승과 제자’ 관계를 맺었다. 이전까진 위창수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승을 올린 최경주의 가르침을 받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올 시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최경주가 친동생처럼 친한 위창수에게 스윙 교정 레슨을 받은 것이다. 지난 2월 열린 제네시스오픈 때부터니 사제 관계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최경주는 “교정 후 스윙이 편해져 아팠던 허리도 좋아지고 거리도 늘었다”며 만족해했다. 최경주의 만족감과 베테랑 골퍼 두 명의 ‘찰떡호흡’은 28일(한국시간) 막을 올린 PGA투어 취리히클래식(총상금 710만달러·80억5000만원) 1라운드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최경주-위창수 조는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TPC(파72·74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합작했다. 이들은 조던 스피스-라이언 파머(이상 미국), 카일 스탠리(미국)-라이언 러플스(호주) 조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938년 크레센트시티오픈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70년의 역사를 지닌 이 대회는 올해부터 2인 1조의 팀 대항전 방식으로 치러진다. PGA투어 정규대회에서 팀 대항전 방식의 경기가 열리는 것은 1981년 월트디즈니월드팀챔피언십 이후 36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는 한 팀에 2명으로 총 80팀, 16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1라운드는 2명의 선수가 하나의 공을 번갈아가며 치는 포섬으로 치러지고, 2라운드는 2명의 선수가 각자 공을 쳐 더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포볼 방식이다. 상위 35개팀이 커트를 통과한 뒤 3라운드는 다시 포섬, 4라운드는 포볼로 진행해 최종 우승을 가린다.

최경주-위창수 조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를 기록, 노련미를 과시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경주는 2000년, 위창수는 2005년 PGA투어에 데뷔했다. 두 선수의 PGA투어 경력만 합쳐도 30년에 달한다. 베테랑답게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버디를 챙겼다. 특히 15번홀(파4) 보기 이후 16~18번홀에서 3개홀 연속 버디를 잡는 뒷심을 발휘하며 2라운드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최경주는 올해 2월 제네시스오픈 공동 17위 외에는 좀처럼 커트 통과도 하지 못하는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8번 커트 탈락했다. 이번 1라운드가 최경주의 반등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위창수 역시 지난해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도 15개 대회에 나가 14번이나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는 난조를 보였다. 그는 지난해 은퇴를 선언하고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주니어골퍼들을 가르치며 후진 양성을 시작했다. 4라운드까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다면 위창수의 향배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