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진 여파로 관광경제에 타격을 입은 관광도시 경주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 2월 경주 보문관광단지 숙박객이 23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만9000명(8.7%) 늘었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인 보문단지 숙박객 수가 6개월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불국사 등 경주 주요 관광지를 찾은 전체 방문객 수도 지진 발생 이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하고 있다. 올 들어 3월까지 경주 전체 방문객 수는 107만여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여만명 줄었다. 하지만 외국인은 9만3881명으로 전년보다 4274명(4.5%) 늘었다. 이달 초 보문관광단지 등 경주의 벚꽃 명소에는 국내외 관광객 50만명이 몰렸다. 한꺼번에 상춘객이 몰리면서 방 구하기 전쟁, 주차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진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강진 발생 때 완전히 끊겼던 수학여행단 방문도 3~4월 20여개 중·고교에서 2000여명의 학생이 다녀갔다.

윤선길 불국사숙박협회장은 “지난해 강진 발생 이후 지금까지 여진이 600여차례 있었지만 사실상 피해는 전무하다”며 “지진 불안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경주가 예전처럼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은 경주타워에 가상현실 우주프로그램 ‘VR 알바트로스’를 공개 설치하고 석굴암HMD 트래블 체험관 및 솔거미술관 전시회를 운영해 전국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동우 사무총장은 “이달 들어 3만5000명의 관람객이 찾아 지난해보다 1000여명 늘었다”며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해 침체된 경주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소개했다.

경북관광공사는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다음달 14일까지 보문수상공연장에서 창극 신놀부전, 통기타 공연, 댄스 보컬 공연, 페이스페인팅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0일에는 보문호반 달빛걷기대회를 연다.

보문관광단지 내 힐튼경주와 더케이호텔은 최대 50%의 숙박료를, 대명리조트와 한화리조트는 물놀이 시설 이용료의 40%, 경주세계자동차박물관과 신라밀레니엄파크 등 전시와 놀이 시설은 입장료의 10~20%를 할인한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관광객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관광시설 전반에 대한 안전 점검에 최선을 다해 관광명소 경주의 옛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경주=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