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는 ‘뜨내기 천국’이다. 공무원과 정치인, 기업인 등 외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종종 ‘세종시는 먹을 데가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한다. 세종시가 도시로서 제 모습을 갖춘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주를 비롯한 교외로 시야를 조금만 넓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굽이치는 금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전원 풍경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장점은 덤이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방문객에게 추천하는 맛집을 소개한다.

조용한 방에서 공적인 만남을 하고 싶다면 ‘수북정’이 제격이다. 세종시청 인근에 있는 수북정은 돼지 석갈비(1만3000원)와 갈비탕(1만원) 등이 주요 메뉴다. 금강을 내려다 보며 먹는 석갈비와 후식 냉면 맛이 일품이다.

도담동 도램마을 아파트단지 한가운데에 있는 ‘세종킹크랩’은 킹크랩보다 점심특선 황제라면(1만원)으로 더 유명하다. 커다란 조개와 전복, 낙지가 한 냄비에 가득 담겨 나오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해물을 건져 먹고 난 뒤 조개탕에 끓여 먹는 라면은 속을 든든하게 해준다. 반주로 소주를 곁들이면 더 좋다. 정부청사에서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편이다.

맵지만 시원한 짬뽕 국물을 맛보고 싶다면 세종시 금남면에 있는 중식당 ‘베이상’을 추천한다. 충북 청주의 유명한 짬뽕집인 효성반점의 세종 분점이다. 효성짬뽕(8000원)과 탕수육(1만5000~2만5000원) 등이 인기 메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도 적지 않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세종시에서 차를 타고 공주 방향으로 20여분쯤 금강변을 달리다 보면 얼큰한 어죽을 맛볼 수 있는 ‘어가명가’에 닿는다. 외관은 무척 허름하지만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수차례 소개됐을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평소 어죽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어죽칼국수(7000원)에 공기밥을 말아먹으면 그 맛에 반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매주 월요일은 쉰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