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워첼 맥킨지 연구소장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주도, 대기업 아닌 스타트업이 맡아야"
조너선 워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장(사진)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기존 기업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은 신생 기업이 주도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요즘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몰리고 있다”며 “대기업이 아니라 소수의 인재가 혁신을 이끌어가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워첼 소장은 맥킨지 상하이사무소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아시아 국가 정책과 기업 전략을 컨설팅했다. 맥킨지 내 경제연구 조직인 맥킨지글로벌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한국이 주의 깊게 봐야 할 회사로는 루시드모터스와 패러데이퓨처 두 곳을 꼽았다. 이 두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능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다. 테슬라의 뒤를 이어 세계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기업 역할을 재고해야 할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했다. S&P500지수에 편입됐던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35년엔 90년이었지만 현재는 18년에 불과하다. 설립된 지 10여년밖에 안 된 테슬라는 미국 자동차업계 1위이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어서는 혁신 스타트업도 부지기수다. 그는 “기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불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아무것도 잃을 게 없어 ‘파괴적 혁신’이 가능하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한국의 기업 환경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혁신 기업이 인재 기술 자본을 자유롭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며 “대·중소·신생기업 간 공정한 경쟁의 장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