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의 정치세계] 97년 이후 대선 승패 이번주(대선 D-29~23)에 결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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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대선 D-29~23)가 대선의 중대 분수령이다. 선거 일정상 이번주가 후보 단일화(16일 후보 등록 마감) 데드라인이다. 2002년 노무현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는 D-24일에 이뤄졌고, 노무현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도 D-26일에 성사됐다. 1997년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공식 선거운동 직전에 1위를 달렸던 대선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이번 주에 사실상 대선 승패가 판가름 났다는 얘기다.
◆이번주가 대선 향배 결정
대선 변수 중 하나인 후보단일화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단일화는 파괴력이 크다. 2002년 대선은 단일화로 승패가 갈렸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로 전세를 뒤집었다. 노 후보는 단일화 전인 그해 11월 중순까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 13-15%포인트 정도 밀렸다. 노 후보는 대선을 24일 앞두고 이뤄진 단일화를 통해 3%포인트 이상 앞서기 시작했고, 결국 2.3%포인트 차로 이겼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단일화 전까지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에게 15%포인트 정도 밀렸지만 단일화로 3%포인트 정도까지 따라 갔으나 결국 벽을 넘지는 못했다.
단일화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후보 등록(16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2002년과 2012년 단일화가 후보 등록 이전에 이뤄져 파급력이 컸다. 후보 등록 이후에도 후보 사퇴를 통한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현실성은 낮다. 이번 대선도 단일화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지만 과거 대선과는 좀 다른 양상이다. 지역과 이념대결 구도가 사라진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팽팽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화 요구가 예전만 못한 이유다. 다만 보수 진영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10% 초반에 묶여있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지금의 당(4-5%)과 후보(3%안팎)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대선 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선에 있는 것 세가지, 없는 것 세가지
이번 대선의 특징은 3有(세대 대결, 포퓰리즘 공약, 넘쳐나는 폴리페서)와 3無(비전과 성장전략, 대형 이슈, 지역 구도)로 요약된다. 고질적인 지역대결이 사라지고 세대대결 양상이 나타났다. 1987년 대선 때 본격화한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는 지난 대선까지 이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80%이상을 득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호남에서 89%를 얻었다.
이 같은 지역 몰표 현상은 이번엔 없을 것 같다. 호남은 정권교체를 전제로 문, 안 후보에 표가 갈리고 있다. TK선 보수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안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선 2030 대 5060세대의 ‘변형된 세대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30이 진보후보를 밀고 5060이 보수후보를 미는 게 일반적 흐름이었다. 이번엔 5060 보수표가 안 후보로 가는 게 다른 점이다. 반문(반문재인)정서가 작용했다.다. 문 후보는 MBC와 한국경제신문이 7~ 8일 조사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1500명,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서 20대 지지율이 45.4%로 안 후보(23.5%)를 압도했다. 30대서도 48.6%(문 후보)대 28.4%(안 후보)로 비슷했다. 5060은 정반대다. 50대에서 안 후보가 41.2%의 지지로 문 후보(28.2%)에 크게 앞섰다. 60대서도 44.8%(안 후보)대 15.3%(문 후보)였다. 40대에선 문 후보 45.1%, 안 후보 30.2%로 문 후보가 앞섰다. 이달 4-6일 실시한 갤럽조사서도 40대에선 문 후보가 48%로 안 후보(32%)에 앞섰지만 쏠림은 덜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한쪽 쏠림이 덜한 40대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특징은 바람을 일으킬 대형 공약이나 이슈, 미래 비전과 성장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들은 재벌개혁, 사병 월급 인상, 아동수당 도입,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청년 배당 등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만고만한 공약들은 넘쳐나지만 표심을 흔들만한게 없다.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2002년 대선)과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2007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2012년) 같은 대형공약이 보이지 않다는 의미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안보 상황속에서 미래 비전과 성장을 말하는 후보들은 찾아볼 수 없다. 공약대결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네거티브 공방이 채우고 있다.
◆영남 후보들의 싸움
유력 후보들이 전부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부산 출신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남 창녕 출신이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구 출신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경기 파주 출신이고 김종인 무소속 후보는 서울 출신이다. 대구 출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부산 출신인 문재인 후보가 대결을 펼친 2012년 대선 흐름과 비슷하다. 호남과 충청 출신 후보들은 2007년 대선을 끝으로 사라졌다.
이재창 정치선임기자 leejc@hankyung.com
◆이번주가 대선 향배 결정
대선 변수 중 하나인 후보단일화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단일화는 파괴력이 크다. 2002년 대선은 단일화로 승패가 갈렸다.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로 전세를 뒤집었다. 노 후보는 단일화 전인 그해 11월 중순까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 13-15%포인트 정도 밀렸다. 노 후보는 대선을 24일 앞두고 이뤄진 단일화를 통해 3%포인트 이상 앞서기 시작했고, 결국 2.3%포인트 차로 이겼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단일화 전까지 박근혜 한나라당 후보에게 15%포인트 정도 밀렸지만 단일화로 3%포인트 정도까지 따라 갔으나 결국 벽을 넘지는 못했다.
단일화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후보 등록(16일)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2002년과 2012년 단일화가 후보 등록 이전에 이뤄져 파급력이 컸다. 후보 등록 이후에도 후보 사퇴를 통한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현실성은 낮다. 이번 대선도 단일화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지만 과거 대선과는 좀 다른 양상이다. 지역과 이념대결 구도가 사라진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팽팽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단일화 요구가 예전만 못한 이유다. 다만 보수 진영 후보의 지지율 합계가 10% 초반에 묶여있다는 점에서 보수 진영은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지금의 당(4-5%)과 후보(3%안팎) 지지율을 유지한다면 대선 후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보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선에 있는 것 세가지, 없는 것 세가지
이번 대선의 특징은 3有(세대 대결, 포퓰리즘 공약, 넘쳐나는 폴리페서)와 3無(비전과 성장전략, 대형 이슈, 지역 구도)로 요약된다. 고질적인 지역대결이 사라지고 세대대결 양상이 나타났다. 1987년 대선 때 본격화한 영·호남 지역대결 구도는 지난 대선까지 이어졌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80%이상을 득표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호남에서 89%를 얻었다.
이 같은 지역 몰표 현상은 이번엔 없을 것 같다. 호남은 정권교체를 전제로 문, 안 후보에 표가 갈리고 있다. TK선 보수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안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선에선 2030 대 5060세대의 ‘변형된 세대대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2030이 진보후보를 밀고 5060이 보수후보를 미는 게 일반적 흐름이었다. 이번엔 5060 보수표가 안 후보로 가는 게 다른 점이다. 반문(반문재인)정서가 작용했다.다. 문 후보는 MBC와 한국경제신문이 7~ 8일 조사해 9일 발표한 여론조사(1500명,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서 20대 지지율이 45.4%로 안 후보(23.5%)를 압도했다. 30대서도 48.6%(문 후보)대 28.4%(안 후보)로 비슷했다. 5060은 정반대다. 50대에서 안 후보가 41.2%의 지지로 문 후보(28.2%)에 크게 앞섰다. 60대서도 44.8%(안 후보)대 15.3%(문 후보)였다. 40대에선 문 후보 45.1%, 안 후보 30.2%로 문 후보가 앞섰다. 이달 4-6일 실시한 갤럽조사서도 40대에선 문 후보가 48%로 안 후보(32%)에 앞섰지만 쏠림은 덜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한쪽 쏠림이 덜한 40대의 선택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대선의 또 다른 특징은 바람을 일으킬 대형 공약이나 이슈, 미래 비전과 성장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들은 재벌개혁, 사병 월급 인상, 아동수당 도입,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청년 배당 등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만고만한 공약들은 넘쳐나지만 표심을 흔들만한게 없다.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2002년 대선)과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2007년 대선),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2012년) 같은 대형공약이 보이지 않다는 의미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과 안보 상황속에서 미래 비전과 성장을 말하는 후보들은 찾아볼 수 없다. 공약대결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네거티브 공방이 채우고 있다.
◆영남 후보들의 싸움
유력 후보들이 전부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부산 출신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남 창녕 출신이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대구 출신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경기 파주 출신이고 김종인 무소속 후보는 서울 출신이다. 대구 출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부산 출신인 문재인 후보가 대결을 펼친 2012년 대선 흐름과 비슷하다. 호남과 충청 출신 후보들은 2007년 대선을 끝으로 사라졌다.
이재창 정치선임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