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101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가장 럭셔리한 하룻밤을 만나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호텔 시그니엘 서울이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시그니엘호텔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76층부터 101층에 걸쳐 모두 235개의 객실이 있다. 전 객실에서 서울 시내와 스카이라인을 바라볼 수 있다. 시그니엘호텔의 상징은 100층에 있는 로얄스위트 객실이다. 이 객실은 하룻밤 숙박비가 2000만원이 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행의 향기] 101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가장 럭셔리한 하룻밤을 만나다
로얄스위트는 바닥 장식부터 다르다. 짙은 회색 대리석에 분홍빛 줄무늬가 감도는 대리석으로 꾸며졌다. 이태리 북부 알프스에서 수입한 대리석이다. 로열스위트 객실의 테이블 및 욕조는 전부 이 대리석으로 돼 있다. 욕실에선 서울 야경을 바라보며 목욕을 할 수 있다. 침실과 연결된 거실은 천장이 101층까지 뚫려 있어 널찍한 느낌을 준다.

이 시그니엘호텔을 총관리·감독하는 지배인은 덴마크 출신 몰튼 앤더슨이다. 앤더슨 총지배인은 시그니엘호텔을 맡기 전 모스크바에 있는 롯데호텔과 인도네시아 롯데호텔을 경영하기도 했다. 시그니엘 개장 후 지난 6일 한 인터뷰에서 그는 “호텔 문을 열기 위해 체크인 서비스부터 시설 관리까지 꼬박 6개월을 준비했다”며 “한국 최고의 호텔을 넘어 세계적인 호텔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행의 향기] 101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가장 럭셔리한 하룻밤을 만나다
앤더슨 총지배인은 시그니엘호텔을 세계 최고의 ‘미식호텔(고메호텔)’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시그니엘호텔은 미슐랭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이 두 곳 있는 국내 유일한 호텔이다. 시그니엘 81층에는 야닉 알레노 셰프가 운영하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STAY(스테이)가 있다. 알레노 셰프는 미슐랭 3스타 셰프로 ‘골트&밀라우’와 ‘르 셰프’에서 ‘2016년 올해의 셰프’로 선정되기도 했다. 알레노 셰프는 호텔의 모든 식음료를 총괄하는 역할도 겸하고 있어 호텔 방문객들은 결혼식 음식부터 룸서비스 메뉴에 이르기까지 미슐랭 3스타 셰프가 내놓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같은 층에는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한 한식당 비채나도 한남동에서 자리를 옮겨 문을 열었다. ‘트렌트가 쉽게 바뀌는 한국 요식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앤더슨 총지배인은 “퀄리티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며 “최고 품질의 레스토랑을 열어 돈이 아깝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시그니엘호텔은 손님을 많이 받는 게 목표가 아니다. 투어그룹 방문객을 받는 것에도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 호텔 방문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앤더슨 총지배인은 “235개 객실이 있는 호텔에 1000명이 올 필요는 없다”며 “한국과 중국 간 사드 문제에 따른 중국 방문객 감소도 두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국 방문객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중동 사람 모두 시그니엘호텔의 소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그니엘호텔은 중동과 미국, 러시아 방문객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여행의 향기] 101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가장 럭셔리한 하룻밤을 만나다
이런 시그니엘호텔의 첫 목표는 좋은 호텔에만 주어지는 공신력 있는 상을 받는 것이다. 마케팅에 힘써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앤더슨 총지배인은 “서비스와 시설 면에서 독보적인 호텔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한국 직원의 자신감 없어 보이는 태도를 보완하기 위해 6개월에 걸쳐 롤 플레이 연습부터 시켰다. 자신없어 보이는 태도는 호텔 방문객을 불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앤더슨 총지배인은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세세한 측면까지 신경쓰는 태도만이 최고의 호텔이 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