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체부 장관 때 블랙리스트 강요한 적 없었다고 들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선 "블랙리스트 주도범이라 생각한다"며 강하게 비판한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평가다.

유 전 장관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1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블랙리스트는 조윤선이 정무수석으로 오기 전에 만들어진게 정확하다"고말했다.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시기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께인데 조 전 장관이 정무수석으로 부임한 건 한달 뒤라는 변호인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다.

유 전 장관은 변호인이 "조윤선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정권에 따라 지원받는 객체가 달라지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는데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조윤선이 저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조윤선이 정무수석하면서 굉장히 힘들고 갈등이 많았겠구나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변호인이 "조윤선 피고인이 문체부 장관 재직시절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물의를 범했다든가 하는내부 평판을 들어본 게 있느냐"고 묻자 "문체부 장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블랙리스트 업무를 지시하고 강요한 적은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전 김종덕 장관 같은 경우는 직원들한테 그런 강요를 해서 직원들이 싫어한다"며 "조윤선 같은 경우, 이 분으로부터 강요나 피해를 얻은 경우가 거의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된 게)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실제 얼마나 관여했는지는 재판에서 밝혀지겠지만 (조윤선의) 고민의 과정들은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재판부가) 감안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증언 내내 김 전 실장에 대해선 비판조로 대답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 변호인이 "김기춘 피고인이 블랙리스트 범행을 주도한 주범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한다"며 한 치의 주저함없이 말했다.

그는 "장관에서 면직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박영수 특별검사 측의 질문에는 "잘못했으니까 면직했겠죠. 그건 김기춘 전 실장에게 여쭤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