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날아오르는데…아시아나 '저공비행'하는 이유
양대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 움직임이 엇갈리고 있다. 올 들어 활짝 날아오른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저공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전날보다 55원(1.22%) 오른 4545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8.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23.66%) 한진칼(34.69%) 티웨이홀딩스(45.18%) 등 다른 항공주 주가가 20% 이상 오른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미미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항공사에 대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달 4577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의 실적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7월 첫 취항한 에어서울은 작년 2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또 다른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취항 뒤 흑자를 내기까지 3년가량 걸린 점을 고려하면 에어서울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약한 재무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랜 기간 누적된 적자로 2008년부터 10년째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작년 12월 산정한 아시아나항공 신용도는 ‘BBB-’로 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져도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한 투기 등급이 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