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연구 지원금 삭감된 탓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를 인용해 일본의 ‘과학력(科學力)’이 속도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네이처는 지난 23일자 최신호에서 ‘일본이 얼마나 오랫동안 과학계 슈퍼파워로 남을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일본의 과학기술 경쟁력 저하 문제를 제기했다. 일본이 여전히 과학기술 연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이긴 하지만 연구실적이 줄곧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국제 학술지 데이터베이스인 WoS 기준 중국의 과학논문 발표 건수는 300%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일본이 발표한 과학논문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8.4%에서 2015년 5.2%로 40% 가까이 줄었다.
네이처가 산정한 일본 과학계의 글로벌 과학 기여도 지수는 2012년에서 2016년 사이 19.6% 떨어졌다. 전통적으로 일본 과학계가 강점을 보이던 소재 및 공학 분야에서도 2015년 발표 논문 수는 2005년에 비해 10% 이상 줄었다.
일본의 과학기술 기반이 약해진 건 일본 국립대에 지원하는 교부금이 2001년 삭감된 이후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직 일자리가 크게 줄면서 논문 발표 건수 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성공모델을 추종하고 따라잡는 ‘캐치업(catch-up)’ 개념이 과학계에 많이 남아 있는 점도 일본 과학계가 도약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혔다. 과학 선도국에 걸맞은 시스템을 일본 대학이나 기업, 정부 모두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90년을 전후로 일본의 과학기술 약진이 주목받았지만 최근 들어선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침몰하는 모습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