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주식이다] '옐런의 입'만 잘 봐도 투자 수익률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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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투자전략 이렇게 짜라 <5> '투자 신호등' 읽는 법
거시경제 지표는 '기본'
금리·환율 등 지표 움직임이 시장의 수급 '좌지우지'
부가 정보 꼼꼼히 챙겨라
기업의 상품 판매 데이터, 날씨정보도 재테크에 도움
거시경제 지표는 '기본'
금리·환율 등 지표 움직임이 시장의 수급 '좌지우지'
부가 정보 꼼꼼히 챙겨라
기업의 상품 판매 데이터, 날씨정보도 재테크에 도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난 15일. 향후 금리 인상 계획과 관련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설명이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스티브 리스만 CNBC 기자는 금리를 ‘점진적으로만(only gradually)’ 올리는 것과 ‘점진적으로(gradually)’ 올리는 것의 차이를 물었다. 지난 발표까지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 있던 ‘~만(only)’이란 어구가 왜 빠졌느냐는 질문이었다.
옐런 의장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기존의 ‘매년 세 차례 인상’ 방침이 ‘매년 네 차례 이상 인상’으로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안도하며 주식을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거시지표 챙겨야 하는 이유
주식투자자라면 거시경제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지표의 움직임이 시장 수급을 좌우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처럼 파급력이 큰 데이터들은 새로 등장한 ‘숫자’는 물론 브리핑 등을 통해 전해지는 부가 정보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뉴스다. 2013년 6월 Fed가 금리 인상의 전 단계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배경이다.
‘금리 인상=주가 하락’ 공식이 항상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을 땐 이번처럼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상했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가 호재와 악재를 결정한다”며 “이 조건이 충족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과 같은 주가에 도움이 되는 해석이 덧붙여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향방은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 계획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ed와 시장이 동감한 균형점이 깨지면 약세장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때가 오면 실적 대비 주가가 비싼 종목을 정리하거나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정보, 날씨도 돈 된다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지표에는 환율도 있다. 짧은 호흡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요즘과 같은 원화 강세가 반갑다. 국내 주식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수출 기업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반대다. 투자한 기업의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어 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꾸준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럽과 신흥국들의 경기가 일제히 회복되고 있어서다. 주요국 대비 미국의 통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달 들어 3.6% 내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한국 등 주요 신흥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달러 가치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지표만 재테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신문기사 속에도 고수익의 힌트가 숨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2015년 12월23일 ‘한겨울에 봄꽃…지구촌 곳곳 이상고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 워싱턴DC의 겨울 기온이 24도까지 상승하면서 8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내용이었다. 시장은 초여름 같은 겨울 날씨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곡물 작황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이 해 10월 부셸(27.2㎏)당 평균 485달러에 거래된 밀가격이 12월 610달러로 껑충 뛰었다. 기사를 보고 곡물과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면 쏠쏠한 이익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는 상품 판매 데이터도 유심히 봐야 할 ‘투자 신호등’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IG)가 준대형 세단 최초로 월간 판매 ‘1만5000대 클럽’에 가입했다는 기사(본지 2016년 12월17일자)가 나간 뒤 보름 동안 현대자동차 주가는 1만500원(7.5%)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도 그랜저의 선전 소식을 접한 뒤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주가도 15만5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옐런 의장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기존의 ‘매년 세 차례 인상’ 방침이 ‘매년 네 차례 이상 인상’으로 바뀔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안도하며 주식을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거시지표 챙겨야 하는 이유
주식투자자라면 거시경제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지표의 움직임이 시장 수급을 좌우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처럼 파급력이 큰 데이터들은 새로 등장한 ‘숫자’는 물론 브리핑 등을 통해 전해지는 부가 정보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뉴스다. 2013년 6월 Fed가 금리 인상의 전 단계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을 때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배경이다.
‘금리 인상=주가 하락’ 공식이 항상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을 땐 이번처럼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예상했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가 호재와 악재를 결정한다”며 “이 조건이 충족되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과 같은 주가에 도움이 되는 해석이 덧붙여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리 향방은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 계획에 변화가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ed와 시장이 동감한 균형점이 깨지면 약세장이 불가피하다”며 “이런 때가 오면 실적 대비 주가가 비싼 종목을 정리하거나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정보, 날씨도 돈 된다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지표에는 환율도 있다. 짧은 호흡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은 요즘과 같은 원화 강세가 반갑다. 국내 주식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긴 호흡으로 수출 기업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반대다. 투자한 기업의 원화 기준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어 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꾸준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유럽과 신흥국들의 경기가 일제히 회복되고 있어서다. 주요국 대비 미국의 통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달 들어 3.6% 내렸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한국 등 주요 신흥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달러 가치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지표만 재테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신문기사 속에도 고수익의 힌트가 숨어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2015년 12월23일 ‘한겨울에 봄꽃…지구촌 곳곳 이상고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국 워싱턴DC의 겨울 기온이 24도까지 상승하면서 8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란 내용이었다. 시장은 초여름 같은 겨울 날씨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곡물 작황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이 해 10월 부셸(27.2㎏)당 평균 485달러에 거래된 밀가격이 12월 610달러로 껑충 뛰었다. 기사를 보고 곡물과 관련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면 쏠쏠한 이익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는 상품 판매 데이터도 유심히 봐야 할 ‘투자 신호등’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IG)가 준대형 세단 최초로 월간 판매 ‘1만5000대 클럽’에 가입했다는 기사(본지 2016년 12월17일자)가 나간 뒤 보름 동안 현대자동차 주가는 1만500원(7.5%) 올랐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도 그랜저의 선전 소식을 접한 뒤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꾸고 목표주가도 15만5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