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샐비지, 선체 손상 없는 '통째 인양' 제시해 선정
국내 기업, 대형선박 인양 경험 적은데다 규모도 작아

세월호 인양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샐비지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형 침몰선 '통째 인양' 방식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중국 인양 업체의 기술력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는데다 국내 기업이 인양을 주도하지 못한 데에 대한 아쉬움도 섞인 반응이다.

세월호 인양은 처음부터 국제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양수산부는 2015년 7월 입찰을 진행하면서 외국 업체 70%, 국내 업체 30%의 지분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토록 한 것이다.

당시 입찰에서 미국 타이탄(Titan), 네덜란드 스미트(SMIT) 등 7개 컨소시엄이 참여했고, 당시 심사 2위를 했던 상하이샐리지가 최종 인양업체로 선정됐다.

1위를 했던 네덜란드 스미트(SMIT)가 입찰 보증금 기준을 맞추지 못해 2위인 상하이샐비지에게로 자격이 돌아간 것이다.

스미트는 당시 1천485억원의 가격을 써냈는데 해수부가 책정한 예산이 적다고 판단해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샐비지는 중국 교통운수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연 매출 3천억원, 잠수사 등 구난 분야 전문인력을 1천400명가량 보유한 대형 해양 구난업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국내 인양업체들은 업체 규모가 작고 작은 어선 등을 인양한 경험은 있어도 세월호와 같은 대형 여객선을, 그것도 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째 인양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험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세계적으로 인양 경험이 많고 실패시 보증 책임까지 질 수 있는 대형 해외 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했다"며 국제 입찰의 배경을 설명했다.

상하이샐비지는 당시 기술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지금과 같은 '잭킹바지선+반잠수식 선박'을 통한 인양 방식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상하이샐비지는 애초 잭킹바지선이 아닌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를 끌어올리고 수면 위로 올라온 선체를 플로팅 도크에 실어 목포신항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그런데도 인양업체로 선정됐던 결정적 배경은 선체를 끌어올리는 수단 등의 문제가 아니라 세월호를 떠받쳐주는 '리프팅 빔'을 설치해 세월호를 손상없이 그대로 통째 인양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기술 점수를 높게 받았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이런 방식은 국내 업체들이 제안할 수도,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국내 인양업체는 "우리 기업들도 기술력은 좋다고 자부하지만 일단 대형 선박에 대한 인양 경험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규모가 작아 인양 실패시 보증을 책임질 능력이 안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우리 정부로부터 총 916억원의 인양 비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인양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해상 크레인'을 '잭킹바지선'으로, '플로팅 도크'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각각 바꾸고 그 사이 검토 기간도 길어지면서 계약금액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마디로 적자를 감수하고 인양에 참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상하이샐비지 소속 중국인 직원들은 세월호 인양에 현재 350여명이 투입된 상태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됐는지 모르지만 인양방식 변경 등으로 당초 계약당시보다 추가 비용이 많이 들면서 1천억원 이상은 쓴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하이샐비지가 사상 유례없는 선체 통째 인양에 성공할 경우에는 적자 규모를 뛰어넘는 유명세를 누리면서 몸 값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