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 금리 인상 자체보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더 주목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미국이 환율조작국(심층분석대상국) 지정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소폭 더 내려갈 것(원화 강세)으로 전망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원60전 떨어진 달러당 1132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원60전 내린 113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중 수입업체의 달러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큰 폭의 하락세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달러가 미국으로 회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날 달러가 약세를 보인 건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란 옐런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주목했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 발언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달러를 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음달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각국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국 통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환율조작국 지정은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평가된다.

황정수/심성미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