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한민국 한경의 제언] "착한 기업 환상 버려라…기업인 야성 북돋는 정책 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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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제 살리고 기업을 뛰게 하는 '재벌 개혁' 하라
해외공장 유턴 지원에도 특혜라고 비난…삼성전자 같은 기업 키울 공약 왜 없나?
회사 키우려는 열망 장려하는 풍토 돼야…기업인도 특혜 바라지 말고 경영 전념을
해외공장 유턴 지원에도 특혜라고 비난…삼성전자 같은 기업 키울 공약 왜 없나?
회사 키우려는 열망 장려하는 풍토 돼야…기업인도 특혜 바라지 말고 경영 전념을
삼성전자는 1969년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출자를 통해 창립됐다.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지만 ‘탐욕스러운 대기업’이란 이미지에 휩쓸려 버리기 일쑤다. 총수 일가가 5% 남짓 지분만으로 경영권을 휘두른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국내 고용은 9만5374명이다. 유한양행의 58.5배다.
네거티브 규제로 개혁하라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등 경쟁 국가들이 일제히 규제 개혁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만 유독 대기업 때리기를 강화하면 국제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전 부회장은 “국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는데도 대기업이 해외 공장을 국내에 유턴시킬 때 지원해주려고 하면 당장 ‘특혜’라는 주장이 나온다”며 “이런 환경에서 어떤 기업인이 국내에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수천, 수만개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것 빼고 다 안 된다’는 현재의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으로는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것 빼고는 다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져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 발전과 기술 변화 속도에 맞는 발빠른 규제환경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7~2016년 10년간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3780억달러(약 434조원)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1525억달러·약 175조원)의 2.5배에 이른다.
김정호 연세대 특임교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자연에서 야수가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듯 기업인이 기업을 키우겠다는 열망을 장려하는 풍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정치 권력의 제한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 개혁 논의의 단초가 된 정경유착의 원인은 기업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의 관치 경제에 있다”며 “정부가 각종 인허가권을 틀어쥐고 있고 정치권은 언제든 권력으로 기업을 망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돈을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상법 개정 등으로 외국 투기자본에 경영권을 내줄 것이 아니라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선진국처럼 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대주주 주식엔 의결권을 더 주는 것) 등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면 기업이 마음 놓고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전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미리 부여하는 제도다.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대기업집단의 풍부한 자금과 기술력 등 장점은 살리면서 오너 경영의 폐해 등을 철저히 감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업 오너 경영자의 책임의식도 필요하다는 제언이 많았다. 이 교수는 “일부 대기업 오너 3, 4세의 일탈 행위가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며 “오너 경영자들이 특권의식을 버리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념해야 국민도 기업인을 존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김순신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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