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칠산바다 황홀한 낙조, 천년 고찰 품은 영광…봄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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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시' 전남 영광
국도 77호선 백수해안도로 따라 황금빛 낙조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천년고찰 불갑사의 절경에다 기독교 순교관 등 종교유적지 많아
괭이갈매기·저어새 번식지 가깝고 법성포굴비거리서 '바다의 맛' 만끽
국도 77호선 백수해안도로 따라 황금빛 낙조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천년고찰 불갑사의 절경에다 기독교 순교관 등 종교유적지 많아
괭이갈매기·저어새 번식지 가깝고 법성포굴비거리서 '바다의 맛' 만끽
각박한 도시생활을 하다 보면 따뜻하고 후한 시골 인심과 풍광이 그리울 때가 있다. 요즘처럼 따뜻한 기운이 그리울 때는 더욱 그렇다. 때묻지 않은 청정자연과 맛, 그리고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남 영광은 이맘때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 여행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영광은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발길 닿는 곳마다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거친 파도와 바다가 만드는 남성미, 넓은 들판이 들려주는 풍요로움, 유구한 역사적 자취를 품은 단아함, 지천으로 피는 꽃들의 청초함까지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영광 여행의 백미 백수해안도로
영광 여행의 백미는 한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백수해안도로다. 국도 77호선인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의 아름다운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석양이 떨어지며 바다와 하늘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서해 낙조는 보는 이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서해 낙조는 동해의 일산 일출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일출일몰 제일경’으로 꼽힌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 구간으로, 해안 절벽 사이에 솟아 있는 기암괴석과 해당화 등 풀꽃 군락지도 일품이다. 중간중간에 펜션과 카페, 횟집,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쉼터가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노을전시관과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해수온천랜드도 들러볼 만하다.
4대 종교 유적지 ‘신령스런 빛의 고장’
영광(靈光)이라는 지명은 ‘신령스런 빛의 도시’란 뜻이다. 백제 때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법성포 외에도 영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대 종교 유적지를 모두 품고 있다. 백수해안도로에서 영광대교를 타고 넘으면 제일 먼저 반기는 곳이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다. 영광군이 2006년 조성했다. 인도 간다라 양식의 야외 박물관으로 108계단, 만불전 등이 있다.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법성포에서 영광읍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박중빈 대종사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원불교 영산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염산면에는 6·25전쟁 때 신앙을 지키려다 기독교인 약 200명이 퇴각하는 인민군에게 학살당한 기독교인 순교지가 있다. 영광군은 설도항에 기독교순교체험관을, 염산면 야월리에 기독교순교기념관을 건립해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조선시대 때 일찍이 천주교가 전해진 영광에는 신유박해 당시 이화백과 복산리 양반 오씨로 알려진 전남 최초의 순교자가 있었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영광읍에는 천주교 순교지 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다.
천지를 물들이는 불갑산 상사화
영광읍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오면 천년 고찰 불갑사를 품고 있는 불갑산이 있다. 불갑산은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마지막 호랑이가 잡혔을 정도로 산세가 제법 험준하다.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사찰 주변에는 공주와 승려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이 담긴 상사화(꽃무릇)의 전국 최대 군락지가 있다. 가을이면 온 천지를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영광군은 상사화가 필 즈음 상사화축제를 열고 있다. 인근에 수변공원으로 꾸며진 전남 최대 규모의 불갑저수지와 불갑농촌테마공원 등이 있다.
해양관광자원의 보고
영광 여행이 특별한 것은 갯벌과 섬 등 해양관광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영광의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은 서해안 갯벌과 풍부한 일조량, 하늬바람이 빚은 특산품이다. 염산면 백수읍 일대에 영백 장수 대흥 야월 염전 등이 전국 천일염의 14%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염산(鹽山)이란 지명은 소금산이란 뜻이다. 일출·일몰 감상지로 유명한 군남면 향화도와 2005년 완공한 높이 110m의 칠산타워, 그리고 홍농읍 계마항에는 전국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염산면 두우리해수욕장에는 갯벌체험장이 연중 운영돼 백합 등 조개와 해산물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홍농읍에는 호남 3대 해수욕장의 하나인 가마미해수욕장이 있다. 소나무가 많고 사람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송이도에는 조약돌 해수욕장이 1㎞가량 펼쳐져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무인도인 칠산도는 국내 최대 조기어장을 끼고 있으며 괭이갈매기,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번식지다.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안마도는 영광의 대표적 바다낚시터다.
한국의 서호(西湖) 법성포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법성포 포구를 “호수와 산이 아름답고, 민가의 집들이 빗살처럼 촘촘해 작은 서호(西湖)로 불린다”고 했다. 서호는 천하제일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호수다. 법성포를 중심으로 한 영광은 물산과 사람이 모여들어 예로부터 인근을 아우르는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옥당고을로 불릴 정도로 이곳에 왔던 고을 수령들은 상당수가 영전을 하기도 했다. 영광은 소금, 목화, 쌀이 많아 삼백의 고장으로 불린다. 풍부한 해산물과 소금은 젓갈문화를 발달시키며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광굴비도 그중 하나다. 법성포 굴비 거리에는 굴비정식집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또 설도항의 젓갈타운 회타운에 가면 싱그러운 바다의 맛을 볼 수도 있다.
영광=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영광 여행의 백미 백수해안도로
영광 여행의 백미는 한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백수해안도로다. 국도 77호선인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의 아름다운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석양이 떨어지며 바다와 하늘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서해 낙조는 보는 이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서해 낙조는 동해의 일산 일출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일출일몰 제일경’으로 꼽힌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 구간으로, 해안 절벽 사이에 솟아 있는 기암괴석과 해당화 등 풀꽃 군락지도 일품이다. 중간중간에 펜션과 카페, 횟집,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쉼터가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노을전시관과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해수온천랜드도 들러볼 만하다.
4대 종교 유적지 ‘신령스런 빛의 고장’
영광(靈光)이라는 지명은 ‘신령스런 빛의 도시’란 뜻이다. 백제 때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법성포 외에도 영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대 종교 유적지를 모두 품고 있다. 백수해안도로에서 영광대교를 타고 넘으면 제일 먼저 반기는 곳이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다. 영광군이 2006년 조성했다. 인도 간다라 양식의 야외 박물관으로 108계단, 만불전 등이 있다.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법성포에서 영광읍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박중빈 대종사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원불교 영산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염산면에는 6·25전쟁 때 신앙을 지키려다 기독교인 약 200명이 퇴각하는 인민군에게 학살당한 기독교인 순교지가 있다. 영광군은 설도항에 기독교순교체험관을, 염산면 야월리에 기독교순교기념관을 건립해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조선시대 때 일찍이 천주교가 전해진 영광에는 신유박해 당시 이화백과 복산리 양반 오씨로 알려진 전남 최초의 순교자가 있었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영광읍에는 천주교 순교지 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다.
천지를 물들이는 불갑산 상사화
영광읍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오면 천년 고찰 불갑사를 품고 있는 불갑산이 있다. 불갑산은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마지막 호랑이가 잡혔을 정도로 산세가 제법 험준하다.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사찰 주변에는 공주와 승려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이 담긴 상사화(꽃무릇)의 전국 최대 군락지가 있다. 가을이면 온 천지를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영광군은 상사화가 필 즈음 상사화축제를 열고 있다. 인근에 수변공원으로 꾸며진 전남 최대 규모의 불갑저수지와 불갑농촌테마공원 등이 있다.
해양관광자원의 보고
영광 여행이 특별한 것은 갯벌과 섬 등 해양관광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영광의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은 서해안 갯벌과 풍부한 일조량, 하늬바람이 빚은 특산품이다. 염산면 백수읍 일대에 영백 장수 대흥 야월 염전 등이 전국 천일염의 14%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염산(鹽山)이란 지명은 소금산이란 뜻이다. 일출·일몰 감상지로 유명한 군남면 향화도와 2005년 완공한 높이 110m의 칠산타워, 그리고 홍농읍 계마항에는 전국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염산면 두우리해수욕장에는 갯벌체험장이 연중 운영돼 백합 등 조개와 해산물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홍농읍에는 호남 3대 해수욕장의 하나인 가마미해수욕장이 있다. 소나무가 많고 사람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송이도에는 조약돌 해수욕장이 1㎞가량 펼쳐져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무인도인 칠산도는 국내 최대 조기어장을 끼고 있으며 괭이갈매기,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번식지다.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안마도는 영광의 대표적 바다낚시터다.
한국의 서호(西湖) 법성포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법성포 포구를 “호수와 산이 아름답고, 민가의 집들이 빗살처럼 촘촘해 작은 서호(西湖)로 불린다”고 했다. 서호는 천하제일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호수다. 법성포를 중심으로 한 영광은 물산과 사람이 모여들어 예로부터 인근을 아우르는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옥당고을로 불릴 정도로 이곳에 왔던 고을 수령들은 상당수가 영전을 하기도 했다. 영광은 소금, 목화, 쌀이 많아 삼백의 고장으로 불린다. 풍부한 해산물과 소금은 젓갈문화를 발달시키며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광굴비도 그중 하나다. 법성포 굴비 거리에는 굴비정식집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또 설도항의 젓갈타운 회타운에 가면 싱그러운 바다의 맛을 볼 수도 있다.
영광=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