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의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개선에 실패해 2년여 만에 쫓겨나게 됐다.

AIG는 피터 핸콕 CEO가 실적 개선 계획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사임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앞서 AIG 이사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핸콕을 교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는 핸콕의 후임 CEO를 물색할 예정이며,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는 핸콕이 CEO직을 유지한다.

은행원 출신인 핸콕은 2010년에 AIG에 합류한 뒤 2014년 9월부터 CEO를 맡아 왔다.

핸콕은 2017년까지는 업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낸다는 목표아래 지난해 1월에는 이사회와 함께 일정표를 만들어 추진해 왔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만 30억 달러(약 3조5천억 원)라는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핸콕이 물러날 것이라는 뉴스를 전하면서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의 승리라는 설명을 달았다.

AIG에 많은 투자자금을 투입한 아이칸은 핸콕이 CEO로서 1년여를 보낸 시점에 새로운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가 하면 핸콕에게 회사를 3개로 분리해 비용절감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등 불만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AIG가 핸콕의 사임 계획을 발표한 직후 아이칸은 "AIG 이사회가 취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환영의 트윗을 날렸다.

애널리스트들은 핸콕의 후임 최고경영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측의 방침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원 출신인 핸콕에게 부족했던 보험 업무 경험이 충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