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탄핵소식 들은 최순실 '대성통곡'
박근혜 대통령 파면의 핵심적 이유인 ‘비선실세’ 최순실 씨(사진)는 ‘40년 지기’인 박 대통령에게 파면 선고가 내려지던 10일 오전 자신의 형사 재판이 열리는 법정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씨의 조카 장시호 씨도 같은 공간에 있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최씨 등의 재판 중 헌법재판소에선 오전 11시21분께 박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내려졌다. 검찰은 재판 도중 “방금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 결정이 났다. 이제 법률적으로 전 대통령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를 비롯한 피고인과 법정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박 대통령 파면 소식을 알린 것이다.

재판 내내 착잡한 표정을 유지하던 최씨의 얼굴에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다만 입술을 지그시 깨물거나 속이 타는 듯 물을 연달아 들이켰다. 최씨는 박 대통령 파면 소식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씨는 검찰이 공개적으로 파면 소식을 알리기 전에 옆자리에 앉은 변호인을 통해 파면 소식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이 언론 속보를 휴대폰으로 확인해 최씨에게 알려줬다고 한다.

하지만 오후에 증인으로 나선 장씨는 “이모(최씨)가 점심 휴정 시간 때 법정 내부 대기실에서 대성통곡을 했다”고 밝혔다. 법정에선 티를 내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장씨는 최씨의 이런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심적으로 많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태도를 바꿔 검찰에 협조한 이유로 아들의 존재를 언급하며 “이모와 제 관계를 떠나서 거짓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모도 유라를 생각해서 사실대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