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들이 ‘유커(중국인 관광객) 호황’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되자 유커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면세점들은 동남아 중동 일본 등 중국 이외의 해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해외로 떠나는 한국 관광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면세점 '탈중국 작전'…중동·일본고객 잡기
갤러리아면세점은 구매력이 높은 중동 지역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지난 1월 중동 지역 여행사 두 곳과 관광객 유치 계약을 체결했고, 다음달 열리는 현지 여행 페어에 참가해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63빌딩에 있는 레스토랑 네 곳에 한국관광공사의 할랄 레스토랑 인증(무슬림 프렌들리)을 받기도 했다. 무슬림들이 의료관광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종합병원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부터 동남아 VIP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함께 VIP를 초청해 한국에서 일정 금액 이상 쇼핑하면 항공, 호텔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라면세점은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1월 일본 온라인 개별관광객 1위 여행사인 라쿠텐 트래블과 제휴를 맺었다. 또 동남아 취항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도 추진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일본과 동남아 등을 돌며 로드쇼를 하고 있다. 호텔롯데, 롯데월드 등 다른 롯데 관광서비스 관련 계열사와 함께 현지로 가서 롯데면세점과 한국 관광을 알리는 행사다.

국내 관광객 유치도 면세점들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상품권 증정 등을 통해 국내 면세점 이용객을 늘려야 유커 공백을 조금이라도 메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갤러리아면세점은 한국인 관광객에게 구매 금액에 따라 아라호 탑승권, 63푸드키친 식사권, 아쿠아리움 및 전망대 입장권 등을 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