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일반인의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무차별적으로 해킹해 정보 수집 활동을 해왔다는 위키리크스 폭로가 나오면서 애플 구글 삼성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정보 당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위키리크스 문서에 나온 보안 취약점을 개선했거나 현재 조사 중이라며 지속적인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주문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CIA의 새로운 해킹 도구로부터 자신의 사생활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은 4.0 킷캣 버전이 CIA의 주된 공격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OS는 7.0 버전까지 나왔으나 여전히 세계 사용자의 30%가량인 4억2000만명이 4.0 버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 갤럭시S3와 같은 구형 기기는 사양이 낮아 OS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

애플 아이폰은 iOS 8.2 버전에서 작동하는 해킹 사례가 나왔다. 아이폰 사용자의 79%가 iOS 10을 쓰고 있으며, 5% 이하만 이보다 오래된 버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은 “최신 버전인 iOS 10에서 위키리크스 문서에 나온 보안 취약점을 대부분 해소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TV나 PC의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재설정하고, 백신을 이용한 악성코드 검사를 꾸준히 받으라고 조언했다.

WSJ는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프리즘)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사건 이후 IT 기업과 정보 당국 간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