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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제가 걷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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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제가 걷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시절 불운의 교통사고를 당해 1급 지체장애인이 됐지만 이를 당당히 극복하고 대학 강단에 선 30대 청년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달 한남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남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로 임용된 박경순씨(32·사진)다.

    그는 이달부터 행정학과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직특강’, ‘행정학개론’ 등의 강의를 시작했다.

    박 교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등굣길에 트럭에 치어 두 다리를 잃고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하루아침에 휠체어와 의족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에 낙망할 수도 있었지만, 그와 가족은 좌절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 불편해진 몸 때문에 주변에서는 조심스럽게 장애인학교를 다닐 것을 권유 했지만 그의 부모는 줄곧 그를 일반 초·중·고교에 진학시켰다.

    그 또한 장애에 굴하지 않고 어릴 적부터 꿈꾸던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족과 친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꿋꿋이 학업에 매진했다.

    박 교수는 “또래 친구들과 뛰어다닐 순 없었지만, 중학교 시절 음악선생님의 배려로 합창단원으로 노래를 하고, 고교 시절에는 체육선생님의 배려로 친구들과 배드민턴도 쳤다"며 "문학시간에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친구들 앞에서 멋지게 노래 부르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5년 한남대 행정학과에 입학한 후 전공과 교직수업을 들으며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노력했다.

    모교인 대전동신고에서 교생실습을 했고, 대학 4학년 때는 한국공공행정학회의 논문대회에서 입선하는 등 알찬 대학생활을 보냈다.

    노력의 결실로, 대학졸업 때 그는 행정학사 학위증 이외에도 복수전공인 공통사회 학위증, 중등정교사 2급 일반사회/공통사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및 제도 부족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더 깊이 갖게 된 그는 교사의 꿈을 잠시 접고 좀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그는 2009년 3월 한남대 대학원에 입학해 8년 만에 석사와 박사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지난달 영예로운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시절에는 장애인 고용 등을 연구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한남대 공기업정책연구소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정책연구에 참여하는 등 학업과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2015년부터 이 학과 김철회 교수의 제자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마중물장학회’의 일원으로 후배들에게 매년 일정액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마중물장학회’를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프로그램들도 기획하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소중한 지인들과 나눈 메일, 손 편지, 메시지 등의 기록을 책으로 제본해 간직하고 있다.

    힘들 때마다 그 책을 보며 다시 힘을 얻고 꿈을 꾼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 편안한 선배이자, 친근한 교수가 되고 싶다"며 "행정·정책분야의 전문가로서 제게 맡겨진 책임과 사명을 다해 오늘 제가 걷는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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