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지난해 3조50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후 최대 규모 손실이다. 지분 79%를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에서 대규모 주식 평가손실을 본 데다 STX조선해양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막대한 충당금을 쌓은 여파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3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삼덕회계법인이 산업은행 결산을 하는 중인데 3조50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6511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낸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추가로 기록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손실 규모는 4조8900억원의 순손실을 낸 1998년 후 가장 크다.

추가 손실은 대우조선에서 주로 발생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 출자전환 주식 평가손실 등으로 3조5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해 1조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입은행이 적자를 낸 것은 창립 40년 만에 처음이다.

이태명/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