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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 칼럼] 대게와 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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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천자 칼럼] 대게와 홍게
    지난주 ‘속초 붉은대게축제’에 5만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준비한 물량 5t이 삽시간에 동났고 사흘 만에 10t 이상이 팔렸다니 대성황이다. 행사장에서 팔린 것만 하루 1억원꼴이다. 다음주엔 ‘울진 대게와 붉은대게축제’(3월2~5일)가 열린다. 곧이어 ‘영덕 대게축제’(3월23~26일)도 준비돼 있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진미의 향연이 줄줄이 펼쳐진다.

    대게는 다리가 길고 마디가 있는 것이 대나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언뜻 ‘큰 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자로 풀면 죽해(竹蟹)다. 세발낙지(발이 세 개가 아니라 가늘다(細)는 뜻)처럼 오해하기도 한다. 수심 200m 이상의 모래나 자갈층에서 주로 잡는다. 영덕뿐만 아니라 속초, 울진, 포항, 울산에서도 잡지만 예부터 집하장이 영덕에 있어 영덕대게로 불렸다. 속이 꽉 찬 것은 박달나무처럼 살이 단단하다 해서 박달대게, 참대게라고 하고 속이 물렁한 것은 수(水)게, 물게라고 한다.

    홍게는 대게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등부터 배까지 몸 전체가 주홍색인 ‘붉은대게’다. 생물일 때나 삶았을 때나 색깔이 붉어서 ‘동해안의 붉은 보석’으로 불린다. 속이 실한 것은 박달홍게라고 한다. 대게보다 더 깊은 심해에서 자라는데, 이맘때 속초 동명항은 홍게잡이 배들로 북적인다. 수심 400~500m에서는 대게와 홍게의 잡종인 너도대게(일명 청게)도 잡힌다. 게를 고를 땐 묵직하고 움직임이 팔팔한 놈이 좋다. 뒤집어서 배를 눌렀을 때 단단하면 속이 꽉 찬 것이다.

    맛은 조금씩 다르다. 대게의 속살은 달짝지근하고 쫀득하면서 부드러운 편이다. 홍게는 여기에 짭조름한 맛이 더해진다. 둘 다 양념 없이 찜을 쪄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다. 찌기 전엔 물에 담가 바닷물을 빼는 게 좋다. 찜통에 넣을 땐 배를 위로 향하도록 한다. 그래야 내장이 흐르지 않는다. 20여분간 찐 뒤 10분 정도 뜸을 들이면 살이 가장 촉촉해진다. 청주 몇 방울이나 솔잎, 대나무를 넣고 찌면 비린내도 없앨 수 있다.

    동해안에서는 홍게탕도 즐겨 먹는다. 게딱지 내장을 발라낸 뒤 홍게 다리를 넣어 함께 끓여낸 것으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게 껍질의 키틴 성분이 체내 지방 축적을 줄이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면서 심혈관까지 좋게 해주니 금상첨화다. 올해는 대게 가격이 조금 올랐다. 현지 식당에서 중간 크기 한 마리에 3만원이 넘는다. 홍게는 물량이 많아 2만원대면 충분하다. 섞어서 주문하면 고루 즐길 수 있다. 주말이다. 벌써 입안에 단침이 고인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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