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노든의 폭로는 무엇을 남겼나
2013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리즘’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민간인 대규모 불법 사찰을 자행해 온 사실이 밝혀져 큰 파문이 일었다. NSA에 근무한 전력이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정부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의 서버에 접근해 일반인의 정보를 빼내는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정치 블로거이자 탐사 저널리스트인 글렌 그린월드는 스노든의 일급 비밀 자료를 가장 먼저 특종 보도했다. 그린월드는 《스노든 게이트》에서 당시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돌아본다. 스노든에게 첫 번째 이메일을 받은 2012년 12월부터 첫 보도 후 6개월이 지난 2013년 말까지의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그린월드는 “스노든의 폭로는 우리가 역사의 갈림길에 서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 정부는 인터넷을 자유로운 소통의 장으로 남겨놓는 대신 전방위적 감시·통제 체계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은 다양한 사적 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라 기존 도감청과는 다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NSA 정책의 비효율성도 꼬집는다. 무차별 대량 감시가 테러 방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저자는 “전방위적 감시에는 비용과 인적 자원이 엄청나게 소요되고, 정부가 외부로부터 디지털 도청을 당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며 “감시력을 남용하지 말고 대상을 한정해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렌 그린월드 지음. 박수민·박산호 옮김. 모던아카이브. 392쪽. 1만7000원)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