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LCC발 항공사 지각변동…올해가 구조조정 분수령"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사진)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세로 커다란 지각변동을 겪으면서 전례 없는 시련과 위기에 직면했다”며 “올해를 구조조정의 분수령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16일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 LCC 등장 초기만 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고 우리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10여년 만에 LCC 주도로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국내 LCC는 2005년 제주항공 출범을 계기로 본격 확장, 현재 6개사가 경쟁하는 체제다.

김 사장은 “이제 LCC가 시장을 주도하는 형태가 되면서 기존 메이저 항공사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아시아나항공이 어려워진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LCC발 항공사 지각변동…올해가 구조조정 분수령"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실적 부진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25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영업이익률도 최근 5년 새 최고(4.4%)를 기록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엔 유가나 환율, 시장 수요가 좋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 실적이 개선됐다”며 “긴 터널을 벗어나서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영업이익 3000억원 돌파, 영업이익률 5.2%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2018년까지 총 3년간 시행할 계획이다. “기존 틀에 멈추고 안주하면 100% 망하기 때문에 계속 변하려고 노력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난해엔 조직이나 인력, 비용 구조를 줄였다”며 “올해는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50 4대를 도입하는 등 항공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총 30대의 A350을 도입한다. 김 사장은 “쾌적하고 효율 높은 기재로 운영하면 승객 만족도 역시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8년 설립된 아시아나항공은 17일 창립 29주년을 맞는다. 김 사장은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이 과정을 잘 넘기면 내년 창립 30주년에는 회사가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고 그는 내다봤다. 유가는 오름세고 환율 기복도 심해서다. 김 사장은 “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