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논점과 관점] 4차 산업혁명이란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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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오형규의 논점과 관점] 4차 산업혁명이란 호들갑](https://img.hankyung.com/photo/201702/01.12766410.1.jpg)
지난해 다보스포럼이 계기였다. 5년 내 일자리 510만개가 사라진다는 겁나는 보고서 탓이다. 연이어 알파고 쇼크까지 겹쳤다. 한국에서 유독 반향이 요란한 이유다. 그 덕에 다보스포럼 설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의 책들도 대박이 났다. 슈바프는 턱없이 비싼 포럼에 몰려오고 책도 무더기로 사주는 한국인을 ‘밥’으로 여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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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뭔가. 슈바프는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생명공학, 물리학 등을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했지만 디테일이 없다. 시사용어사전을 봐도 ‘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 ‘기존 사업영역에 물리, 생명과학, 인공지능을 융합해 생산·관리·경영 전반의 변화를 일으키는 차세대 혁명’ 등으로 피상적이다.
새로울 것도 없다. 이미 한참 전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1차(증기기관·석탄), 2차(석유·전기·전화), 3차(인터넷·신재생에너지) 산업혁명처럼 에너지원과 통신수단의 획기적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보다는 생산 고도화를 지향하는 독일 ‘인더스트리 4.0’이나 ‘디지털 혁명의 연장선’이란 제러미 리프킨의 진단이 더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부박한 한국의 지적 풍토에선 4차 산업혁명이란 신조어에 확 끌렸다. 뭐든 새로운 게 최고라는 ‘새것 콤플렉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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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적기조례'나 만들지 마라
그럼에도 ‘혁명’이란 이름에 정치혁명처럼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한국의 정치권이 그렇다. 표밖에 모르는 대선주자들이 모처럼 미래를 언급했으니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인식 수준을 보면 차라리 아무 말 안 하는 게 나았지 싶다.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망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은 알고 한 말인지 의심스럽다. 과거 정보고속도로를 토목공사쯤으로 여긴 해프닝을 연상케 한다. 심지어 4차 산업혁명을 재벌개혁 근거로 삼겠다는 후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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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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