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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에서 만나는 '청춘의 열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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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뮤지엄, 9일부터 'YOUTH…'전
    9일부터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전에 출품된 라이언 맥긴리의 ‘피퍼스’.
    9일부터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전에 출품된 라이언 맥긴리의 ‘피퍼스’.
    “미래에 골몰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리고요.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어가죠.”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 2층 전시장 바닥에 이런 글귀가 씌어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산문집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구절이다. 고개를 들면 생명력이 넘치는 청춘의 사진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액세서리, 문신, 술, 벗은 몸….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최고로 여기는 ‘욜로(YOLO·you live only once) 가치관’이 잘 드러나는 사진들이다. 전시장 1층에는 ‘××놈 착한 척하기는’이라고 쓰인 네온사인 설치미술도 있다. 이들 작품을 보고 있으면 착실하게 공부하고 노후 준비나 하며 살아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디뮤지엄이 자유 반항 순수 열정 등 젊은이들의 문화와 감성을 선보이는 ‘YOUTH-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 전시회를 9일부터 5월28일까지 연다.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28명이 참여한 전시다. 10대의 불안과 방황을 포착해온 미국 사진작가 겸 영화감독 래리 클락, 아날로그 캠코더로 거리를 질주하는 세계 스케이트보더들의 화려한 모습을 담은 라이언 가르쉘, 청춘의 쾌락적 자유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진작가 라이언 맥긴리 등이다. 전시된 작품은 사진 200여점, 영상 25점, 설치 15점 등 모두 240여점이다. 청춘문화의 강렬한 역동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다.

    젊은이들의 누드 사진에서는 외설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는커녕 생명의 고동이 느껴진다. 맥긴리의 ‘피퍼스(peepers)’는 젊은 여성 두 명이 나체로 숲속을 뛰는 뒷모습을 담았다. 노랗고 빨갛게 무르익은 단풍이 여성들의 뜀박질로 인해 사방으로 퍼진다. 사람과 자연이 역동적으로 뒤섞여 어울리는 느낌이다.

    파올로 라엘리는 젊은 남녀가 함께 어울리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다수 출품했다. 해질 무렵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아 아련한 옛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김지현 디뮤지엄 수석큐레이터는 “연출되지 않은 순수 일상의 장면이어서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1부는 반항기 가득한 청춘들이 좌절하고 고뇌하며 겪는 일탈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철조망으로 벽을 만들어 꼬불꼬불하게 트인 통로 좌우로 사진, 영상, 설치미술 등을 전시했다. 거친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어두운 전시장 조명에 음악이 요란하다. 2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밝고 큰 홀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사진을 다수 걸었다. 자연과 어울리는 청춘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김 큐레이터는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청춘의 근본적인 불안을 기쁨과 환희로 승화한 작품들”이라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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