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0억 적자→1100억 흑자…농협은행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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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부실 여신에 작년 상반기 최악의 적자
이경섭 행장 '비상경영'
STX조선 추가 손실 막으려 산은·수은에 자금지원 읍소
직원들 직접 연체 회수…비용 감축으로 수렁 탈출
이경섭 행장 '비상경영'
STX조선 추가 손실 막으려 산은·수은에 자금지원 읍소
직원들 직접 연체 회수…비용 감축으로 수렁 탈출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17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하반기 전체로 44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반기에도 예년 수준인 3400억원가량의 대손충당금 적립 및 농협중앙회 명칭사용료를 부담했지만,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만회했다. 연간 기준으론 약 1100억원 흑자다.


영업점 임직원들도 비상 영업에 나섰다. 이 행장은 “당시 한 여직원은 은행이 망하지 않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릴 만큼 직원 모두 위기감이 컸다”고 전했다. 영업점 관계자는 “대출 연체가 발생했을 때 평소 같았으면 손실처리하고 부실채권업체에 넘기고 말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며 “직원들이 직접 업체를 찾아가 채권을 추심해 십시일반으로 추가 손실을 막았다”고 말했다.
노후 영업점 리모델링 등 환경개선 사업을 전면 중단하는 한편 PC 프린터 등 사무기기와 업무용 차량 교체를 연기하는 등 고강도 비용 감축에도 나섰다. 이 같은 노력으로 3분기 영업관리 비용을 전년 동기에 비해 4%가량 줄였다.
반전은 3분기부터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267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10월 한 달에만 1200억원 안팎의 이익을 거뒀다. 일각에선 “진작 이렇게 했으면 위기에 몰리지도 않았을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이 행장은 “지난해 부실 여신을 전수조사해 충당금을 쌓았고 산업분석팀을 보강해 기업 여신 심사를 강화했다”며 “올해부터는 다른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수익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