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2000~2014년 외부감사 대상 기업으로 등록된 약 2만2000개 국내 기업 자료를 이용해 기업의 성장성과 고용창출 역량 등이 기업 규모나 나이(업력) 등 기업 특성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분석 결과 2000년대 후반 이후 한국 기업의 성장성과 고용창출 역량이 현저히 약화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2001~2007년 제조업체 종사자 1인당 실질 부가가치 증가율은 약 4.3%(연평균), 서비스업체는 약 4.1%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8~2014년은 각각 2.5%, 1.6%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기업별 종사자 수 증가율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에서 2008~2014년에 2001~2007년보다 약 1~2%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기업의 고용창출 역량 분석 결과에서도 시장에 갓 진입한 상대적으로 젊은 기업일수록 기업 성장에 따라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더 크고 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한국도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기업들의 성장성이나 고용창출 효과가 기존 대규모 기업들에 비해 적지 않거나 오히려 더 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창출 역량 증대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젊은 기업들이 지닌 역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만 본 연구는 자산 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의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이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들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돼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영준 <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의 《한국경제의 분석》에 게재된 논문 ‘우리나라 기업 특성별 성장성 및 고용창출 효과 분석’(손종칠(한국외국어대) 공저)을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