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여러분을 너무 허탈하게 만들고 실망시켜 드려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발표문을 만들었다.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여러분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아마 한 사람이라도 상의를 했다면 뜯어 말렸을 것이 분명하다. 한 발 더 디디면 헤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너무 순수했던 거 같다. 정치인들은 단 한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더라. 정치는 꾼에게 맡기라고도 하더라. 당신은 꾼이 아닌데 왜 왔느냐고 하더라. 정치가 정말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여러분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겠다. 여러분 모두 앞으로 일하시는 분야에서 크게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제일 미안한 생각이 드는게 여러분이다. 그리고 거리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다. 따뜻한 손길을 잊을 수가 없다. 좌절하면서도 그 분들 때문에 버틴 것이다. 이 분들에게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인들의 눈에서 사람을 미워하는게 보이고 자꾸만 사람을 가르려고 하더라. 표를 얻으려면 나는 보수쪽이다고 확실하게 말하라는 요청을 너무나 많이 들었다. 말하자면 보수의 소모품이 되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정치인이면 진영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더라. 그러나 보수만을 위해서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나는 보수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참모들은 총장님의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앞으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한 참모는 “총장님을 존경해 왔지만 직접 모시면서 더 존경하게 되었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또 한 참모는 ‘주변 사람들이 반 총장님을 존경하는데 왜 정치판에 들어와 고생을 하시느냐는 말을 많이 하더라’ 라면서 ‘정치 외 다른 분야에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일 하신다면 저희들도 계속 도움을 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일부 참모들은 반 총장과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다른 참모는 “총장님 덕분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총장님의 회견문이 국민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거 같다.” “총장님이 우리 마음에 정치교체라는 씨를 뿌렸고 우리가 이것을 잘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