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한국해사법원과 한국해운거래소, 선주회사 등을 올해부터 본격 설립하거나 유치해 부산을 항만 도시에서 해양·해운지식서비스산업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고 31일 발표했다.

부산 이전을 완료한 해양금융기관과 부산 본사 시대를 여는 한국선박해양, SM상선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위기에 빠진 조선·해운을 회생시키고 글로벌 ‘해양 수도 부산’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세계 11위의 해운 도시 부산을 2030년까지 세계 3위로 도약시키기로 하고 법률과 금융, 정보를 함께 생산해 내는 해운지식서비스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한국해사법원과 해사중재원, 해사법학대학원을 설립하기로 하고 타당성 검토에 들어간다.

시는 내년에 한국해운거래소를 세우는 데 이어 2019년엔 해양빅데이터센터와 해양슈퍼컴센터 설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해양·해운과 정보통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면서 부산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드론도 항공 분야뿐 아니라 해양 도시라는 점을 살려 해양 드론 시대를 준비하기로 했다. 선주회사와 해상보험회사를 부산에 유치해 해운회사들이 정보 및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도시로 꾸미기로 했다.

시는 부산 본사 이전을 확정한 한국해양선박과 SM상선이 안착하면 새로운 해양 도시 부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선박해양은 2월 중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13층에 둥지를 틀고 직원을 뽑아 경영지원팀, 선박투자팀, 선박운용팀을 꾸밀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선박해양은 선사들의 원가 절감과 재무 개선을 위해 선사 소유의 선박을 시가로 인수한 뒤 선사들에게 다시 빌려주는 선박은행 기능을 한다. 시는 한국선박해양이 이미 BIFC에 입주한 해양금융종합센터(선순위 대출·보증), 한국해양보증보험(후순위 대출·보증) 등과 함께 조선·해운산업을 지원하는 주된 역할을 맡으면서 시너지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운영하게 될 SM상선도 올해 안에 본사를 SM그룹의 선박관리회사가 있는 중구 중앙동 KLCSM 건물로 옮길 계획이다. 향후 SM상선, 대한해운, KLCSM 등 3개 회사 간 상호 협력을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산에 대형 사옥도 건립하기로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