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남성 담임교사 만나기 '로또' 만큼 어렵네
초등학교 교단의 여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남성 교사는 10명 중 1명 수준으로 ‘귀하신 몸’이 됐다. “아이들이 남성 담임교사를 만나게 해달라”는 학부모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30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초등학교 교사 중 여성 비율은 2011년 85.7%에서 지난해 87.42%로 5년 동안 1.72%포인트 늘었다. 2012년 86.08%, 2013년 86.17%, 2014년 86.94%, 2015년 87.03%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다른 직업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여성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임용시험에서 ‘여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육대학에서는 대학별로 특정 성별이 60~8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성비 불균형 해소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여초 현상이 심화하면서 초등학교 재학 6년 내내 여성 담임교사만 만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학부모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강모씨(33)는 “성장기 아이에게 교사는 중요한 역할 모델”이라며 “교단 여초 현상으로 균형 잡힌 성 인식을 갖지 못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기 초 일부 학부모는 남성 교사가 담임교사를 맡게 해달라고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올해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유모씨(34)는 “남자아이들은 아무래도 남성 교사와 잘 맞을 거라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남성 담임교사를 만나는 건 ‘로또’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교육단체들도 교사의 성별 쏠림 현상을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이 같은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